[동네뉴스] "봉사는 즐거움과 기쁨으로 한다" 장애 딛고 봉사활동 힘쓰는 70대 서원택씨

  • 김점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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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6   |  발행일 2021-08-18 제13면   |  수정 2021-08-17 08:26
서원택
대구 동구 신암동 평화시장에서 방역활동을 하고 있는 서원택씨. <서원택씨 제공>


서원택(72·대구 동구 신암동)씨는 신체적·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 되었음에도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음을 큰 기쁨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그는 녹록지 않은 가정환경으로 초등학교 졸업 후 경제활동을 시작했다. 생산공장, 막노동 등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행복한 가정도 꾸렸다.


1984년 프레스 공장에서 일하던 중 서씨는 기계에 손이 눌려 오른쪽 손가락 세 개가 절단됐다. 그는 사고 이후 일상생활 대부분이 오른손으로 사용하도록 만들어졌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집안에서 방문을 열든 현관문을 열든 오른손으로 잡은 손잡이를 오른쪽으로 비틀어 연다. 처음에는 많은 불편함을 느꼈지만, 홀로서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일상이 되었다. 밥을 먹거나 글씨를 쓸 때의 불편함보다는 특히 악수를 청해 올 때 당황하기도 했다.


그는 나보다 못한 사람을 위해 봉사하고 싶었으나 신체적 조건 때문에 망설였다. 그러던 중 2010년 지인의 소개로 자연보호협의회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회원들의 시선이나 염려가 기우에 불과하도록 열정적으로 봉사하며 신암1동 회장과 시협의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그러면서 지역 독거 노인 생신상 차려드리기 등의 봉사를 하는 단체인 새신봉사회 활동, 등산객의 안전을 위한 갓바위길 계단 청소 등 봉사가 일상이 되었다. 막노동으로 다져진 체력은 봉사활동의 초석이 됐다. 2017년부터는 마라톤동호회 활동으로 체력을 관리하고 있다.


처음엔 장애를 가졌다는 사실이 창피해 남들에게 숨기면서 살았다. 하지만 살다 보니 후천적 장애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 이후로 마음을 반대로 먹기 시작했다. 장애를 부끄러워하고 숨을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서씨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대가 없이 진정한 봉사자의 마음가짐으로 묵묵히 봉사활동을 실천해왔다. 즐겁게 사는 삶이 인생의 목표다. 봉사는 즐거움과 기쁨으로 한다"고 말했다.
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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