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시민기자 세상보기] "3m60cm 키다리 해바리기 키웠어요...한국챔피언감 아닌가요?"

  • 채건기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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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07   |  발행일 2021-09-08 제12면   |  수정 2021-09-08 11:29

해바라기.jpg

얼마나 해를 좋아했으면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 한해살이 국화과에 속하는 해바라기는 '향일화'라고도 불리운다. 꽃방향이 전부 남쪽인 이유를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성장 기간은 7개월 이상으로, 긴 편이다. 꽃이 일찍 피면 키가 자라지 않고 줄기대도 가늘어지는 특성이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관상용으로 해바라기를 심었다. '키다리 해바라기'를 키우기 위해 조기 재배했다. 4월 초에 종자를 심어 어린싹이 냉해나 서리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온해 주고 조밀하게 씨를 뿌렸다.


보통 해바라기는 키가 2m 안쪽으로 자라고 7~8월이면 노란꽃을 볼 수 있다. 넓은 들판에 많이 심어면 얼굴 크기의 노란꽃들로 장관을 이뤄 볼 만하다. 필자는 노란꽃으로 가득찬 해바라기를 보면 19세기 후반을 살다간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강력하고 화려한 그림이 연상된다.


밭 가장자리 길에 일렬로 30m 길이로 심어 놓았는데 평균 키가 3m 이상이다. 8월 하순에 꽃봉오리가 맺히더니 9월 초순이 되자 꽃이 활짝 펴 자라고 있다. 그 중에 가장 큰 것은 3m60cm에 달한다. 꽃이 장대에 매달려 고개 숙이고 있는 것 같다. 


키가 크면 밑에서 2m 정도까지 잎은 말라 버린다. 그리고 잎사귀는 벌레가 갉아 먹은 자국이 있어 구멍이 쑹쑹 나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올해는 약도 치지 않고 거름도 주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비바람 몰아치고 태풍이 와도 쓰러지지 않고 꿋꿋하게 자라 얼굴 크기의 꽃을 보여줘 대견하다. 키큰 해바라기 한국 참피언기록이 있다면 내년에는 도전해 보고 싶다. 늘 조그만 기대를 갖고 사는 게 인생이겠지 하면서 가을농장에서 오늘도 가슴 속으로 파이팅을 외친다.


글·사진=채건기시민기자Ken4974@daum.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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