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사업주의 건강 위해 산재보험 가입해야

  • 양선희 대구경북산업보건의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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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2   |  발행일 2021-10-12 제24면   |  수정 2021-10-12 08:35
산재보험, 사업주 100%부담 의무보험
사업주 자신에 대해선 선택할 수 있어
1인 자영업자·300인미만 사업주도 가능
위험 도사리는 현장서 권리이자 방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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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희 대구경북산업보건의사회장 <직업환경의학전문의>

지난해 12월 지역의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던 K씨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했다. 감기 증상을 호소하던 환자가 진료를 받고 돌아간 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K씨는 코로나19 환자가 다녀간 이틀 후부터 복부불편감, 목이 부어오르는(임파절 비대) 등의 소견이 있었고, 8일 후부터 발열, 근육통, 인후통, 기침이 발생하고 열이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증상이 발생했다. 접촉 10일 후부터 폐렴소견이 있었고, 결국 대사성 산증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그는 2010년부터 간호조무사로 일했고, 특별한 지병 없이 건강했다. 가족들은 그가 사망한 후 코로나19 환자와의 접촉으로 상병이 발병된 만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고, 이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됐다.

지역에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 아직 우리가 코로나19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지역 병원 L원장은 환자를 진료하던 중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사망했다. 위의 K씨의 사례와 같이 지역의 L원장도 진료를 하던 중 업무와 관련해 코로나19에 감염이 됐으니 당연히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질병의 원인에 대한 인과관계에서 업무를 수행하다가 다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질병에 걸리거나 사망하게 되면 직업병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 원장의 유가족이 업무상 재해라고 근로복지공단에 주장을 하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알아보아야 한다. 산재보험은 사업주가 100% 부담해 가입하는 의무보험이지만, 사업주 자신에 대하여는 의무가입이 아니라 임의 가입이기 때문이다. 즉 사업주는 사업주가 원하는 경우에 가입할 수 있고, 가입을 했다면 업무와 관련해 상해나 질병이 발생하였을 때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적용을 받을 수가 없다.

과거에 사업주는 산재보험 가입대상이 아니었지만 현재에는 근로자를 사용하지 않는 1인 자영업자도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2020년 1월부터는 300인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장의 사업주도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으며, 사업장의 규모가 300인 이상으로 커지더라도 원하는 경우에는 산재보험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것들이 의무가입이 아니라 사업주의 의사에 따라 가입하는 임의 가입이라는 점이 근로자와는 다르다.

만약 간호조무사로 일하던 K씨의 병원 원장이 산재보험을 가입하지 않았다면 K씨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은 업무상 재해로 신청이 가능한가. 당연히 신청이 가능하다. 1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주는 산재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되어있고, 미처 가입하지 못하였거나 산재보험료를 내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산재보험을 신청하고 인정을 받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설사 미등록 외국인,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불법체류자일지라도 업무상 사고나 업무와 관련된 질병에 대하여 산재보험급여를 신청하거나 인정을 받는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사업주의 경우에는 다르다. 산재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경우에는 당연히 적용을 받을 수 없고, 보험료를 체납한 기간 중에 발생한 재해에 대하여서도 보험급여를 지급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산재보험 가입은 근로자를 위한 사업주의 의무보험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2018년 1인 사업주가 파쇄기에 끼여 숨졌고, 사고를 최초 목격한 가족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았다. 하나 사업주는 산재보험 가입이 되어 있지 않았고, 가족은 근로자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산재보험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항상 위험이 도사리는 산업현장에서 산재보험가입은 사업주에게도 권리이자 방패가 될 수 있다.
양선희 대구경북산업보건의사회장 <직업환경의학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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