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버려진 것 모아 고치고 나눠주고...환경을 생각하는 '자전거 댓글 마트'

  • 조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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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1   |  발행일 2021-10-13 제12면   |  수정 2021-10-1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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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구 북구 팔거천 자전거길에서 열린 '리바이크 23' 소셜라이딩에 참가한 주민들이 힘차게 페달을 밟고 있다. <박성원 그나라도서관장 제공>

지난달 18일 대구 북구 도시철도 3호선 운암역 아래. '리바이크 23' 소셜라이딩에 참가하기 위해 40여 명의 마을주민이 모였다. 이번 행사는 버려진 자전거를 고치고, 나누고, 함께 타자는 취지로 열렸다. '23'은 대구 북구의 23개 동(洞)을 의미하는 것으로, 북구만이라도 자전거를 타자라는 의미에서 이름 붙여졌다.

'리바이크23' 소셜라이딩은 지금까지 두 차례 열렸고 모두 70여 명이 참여했다. 1차 때는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딸 3대가 함께 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자전거타기운동연합회 김종석 대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자전거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김 대표는 사비를 털어 참가 어린이에게 안전모를 선물하기도 했다. '자전거를 타는 책방 사장님' 김기중(구미 삼일문과 대표)씨는 성인을 대상으로 자전거와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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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크23' 소셜라이딩에 참가한 대구 북구 주민 40여 명이 팔거천 자전거길을 따라 라이딩을 즐긴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성원 그나라도서관장 제공>
행사를 앞두고 그나라도서관(대구 북구 동천동) 박성원 관장은 한 달 동안 버려진 자전거를 모으고 고치는 일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번에 '자타남'(대구 북구 읍내동) 자영업자와 연계해 수리한 자전거는 모두 23대. 어릴 적 꿈이 자전거 수리공이었던 박 관장은 버려진 자전거를 수리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

고친 자전거는 그나라어린이도서관 블로그에 순차적으로 전시되며, '자전거 댓글 마트'를 통해 필요한 주민에게 전달된다. 자전거가 필요한 이웃의 이야기를 댓글로 남기면 채택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직접 자전거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동네삼촌으로 불릴 만큼 아이들에게 친숙한 박 관장은 자전거가 없는 아이들을 위해 버려진 자전거를 모아 고치고 나눠주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애로 사항도 많다. 박 관장은 "자전거를 모아오기는 하지만 비를 맞으면 고철이 되어 버린다"며 "보관할 공간을 마련하지 못해 늘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새것만 사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고쳐서 다시 타고, 버려지는 자전거를 잘 사용하는 것이 곧 환경을 살리는 일"이라며 "마을에 공유공간이나 주민센터에서 공간을 나눠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경희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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