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대구 와룡고 학생들의 '마음 챙김의 날'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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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8   |  발행일 2021-10-27 제12면   |  수정 2021-10-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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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5반 학생들의 창의협동 게임 ' 마쉬멜로우 탑쌓기'

지난 13일 대구 달서구 선원로 23북길에 위치한 와룡고등학교를 찾았다. 교문에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마음 챙김의 날 운영' 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날 실시된 '마음 챙김의 날' 행사는 인성교육중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1·2학년 15반을 대상으로 5·6교시에 진행됐는데, 전문 외부강사가 아닌 마을에서 활동하는 마을 활동가들을 강사로 수업에 투입시킨 대단히 이례적인 행사였다. 앞서 와룡고는 코로나 19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학생들에게 특별히 기억에 남는 행사를 마련코자 평소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성서마을넷'을 통해 수업진행을 의뢰한 바 있다.

5교시 '마음 챙김 수업' 시작종 울리기 10분 전, 본관 2층 회의실에는 사협 와룡, 우렁이 밥상, 놀삶, 성서공동체FM, 동네책방00협동조합, 사협 행복림 등 '성서마을넷' 에서 활동하는 마을활동가 15명이 각자가 준비한 수업준비물을 최종적으로 점검하느라 분주했다.

5교시에는 마을공동체를 통한 마을살이와 '성서마을넷' 단체를 소개하고, 6교시에는 '마음챙김'을 주제로 각 단체별 특징에 맞는 활동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하교 길에는 와룡고 1학년 학생들이 짝을 지어 마을카페 '콩닥콩닥'과 와룡배움터 공간을 찾았고 오는 23일 '성서마을넷'에서 주최하는 바자회에도 참석할 것을 약속하고 돌아갔다.

수업에 참여한 마을활동가 권지향씨는 "마을 주민이 마을에 있는 학교에서 아이들과 가지는 값진 소통과 교감의 시간이었다"며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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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2반의 수업 모습
놀삶 강미영 대표는 "학생들에게 마을에서 노는 법을 소개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누구나 놀거리를 찾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와룡고 친구들에게서도 또 다시 하게 됐다"며 "현재 '서재놀이 신문 제2호'를 준비 중인데 이곡동 와룡고 형님들의 놀이에 대해 인터뷰하기 위해 '손밀치기' 놀이로 한 팀을 선정, 신문구성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조만간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협 와룡' 조은정 대표는 "마을 활동의 영역이 학교로 이어지는 첫걸음이 됐으면 좋겠다. 마을에서 엄마 아빠들이 재미난 활동을 하는 영상을 보고 아이들이 신기해 했다"며 뿌듯해 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사협 와룡' 홍성조 이사는 "학교수업과 상관없는 딴 세상 이야기로 흘려 들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아이들의 마음은 열려 있었다"며 "청소년들이 몸으로 뛰어 노는 공간, 요리하는 공간, 영화보기, 잠자기 등등 청소년들이 맘껏 누릴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필요함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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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교시 수업을 시작하기 전 본관 2층 회의실에서 마을활동가 강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학년 강민경 학생은 "마음 챙김 수업을 통해 공부도 내 인생에서 중요하지만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내가 행복하게 사는 데에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강사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실패해도 괜찮아' 라는 말씀이 제게 와닿았습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이렇게 하는 것이 맞나?' 라는 의심을 했었는데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면 되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라는 소감문을 남겼다.

와룡고 이상훈 교장은 "마을 강사분들이 ppt 자료를 비롯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게임준비를 하는 등 강의 열정이 좋았고 학생들의 수업 참여 호응도가 높아 '마음챙김' 창의적 재량 활동시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라며 "인근 학교에도 권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 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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