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도시 아파트 뒤편에 정겨운 농촌풍경이 펼쳐질 줄은...

  • 천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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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1   |  발행일 2021-11-03 제14면   |  수정 2021-11-02 08:24
대구 수성구 고산3동 '걸어서 우리 마을 속으로' 문화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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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우리 마을 속으로' 문화탐방에 참가한 대구 수성구 고산3동 주민들이 고산서당을 둘러보고 있다.

"우리 마을에 이런 과수원길이 있고 서당과 고인돌까지 있는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지난달 21일 오후 대구 수성구 고산3동 주민센터 마당. 주민 40여 명이 마을길 걷기 문화탐방에 참가하기 위해 모였다. '걸어서 우리 마을 속으로'라는 탐방 주제에서 엿볼 수 있듯 평범하지만 뭔가 이색적일 것 같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실제 대다수 시민은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해 잘 모르고 살아간다. 이번 문화탐방을 기획한 고산3동 스마일복지추진계획단 측은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자긍심과 애향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오후 3시가 넘어서자 참가자들은 윤창도 단장의 안내를 받으며 첫 행선지인 매호들을 향해 출발했다. 이어 모산지~모산골~고산서당~성동마을~사월교회~지석묘군에 이르는 구간을 2시간30분가량 가을 햇살을 받으며 걸었다.

수확을 앞둔 볏논을 거쳐 사과가 주렁주렁 달린 과수원길을 걷던 참가자들은 "아파트 뒤편에 이런 정겨운 농촌 풍경이 펼쳐질 줄은 정말 몰랐다"며 자신들이 사는 동네가 도시와 농촌이 공존한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는 눈치였다.

고산서당에 이르렀을 땐 윤 단장으로부터 퇴계 이황과 우복 정경세 선생이 강론한 것으로 알려진 서원에 대해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곳곳을 둘러보며 퀴즈도 함께 풀었다, 이어 포도밭과 자연부락이 있는 성동마을 길을 거쳐 120여 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사월교회와 사월동 지석묘군을 둘러보았다.

한 참가자는 "함께 마을길을 걸으면서 야생화 이름도 알아보고 정겨운 모습들을 가슴에 담았다. 특히 역사적, 종교적 의미가 있는 곳을 둘러보니 내가 사는 동네가 새롭게 느껴졌다"고 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이런 행사를 매달 했으면 좋겠다. 참가자끼리 단체 카톡방을 만들어 소통의 자리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스마일복지추진계획단'은 수성구의 마을공동체만들기 지원 사업의 하나다. 주민 스스로 복지계획을 만들고, 실천까지 해보는 주민주도형이다. '스마일' 이란 이름은 '주민이 스스로 마을을 일구어 가자'는 의미로 작명됐다.

홍창규 고산3동 찾아가는 복지전담팀장은 "고산3동이 올해 시범 동으로 선정돼 활동할 주민들을 구성했다. 마을복지에 대해 공부하며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등 서로의 역할을 정했다"며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실행계획서를 만들었고, 문화탐방은 이번에 첫 실행에 옮긴 행사인데 참가자들이 만족하는 것 같아 다음 행사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글·사진=천윤자시민기자kscyj83@hanmami.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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