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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대구 중구 국채보상기념공원 내 달구벌대종 광장에 비대면 '2021 리마인드 컬러풀페스티벌'을 위한 메모리 타워가 설치됐다. 〈대구시 제공〉 |
대구 대표 글로벌 축제인 '대구컬러풀페스티벌'이 코로나19 여파로 2년 연속 열리지 못하자 '리마인드 컬러풀'이라는 영상을 통한 비대면 프로그램으로 돌아왔다. '2021 리마인드 컬러풀페스티벌'은 축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지닌 시민들이 '해커톤'(아이디어 경진대회)을 통해 직접 설계한 프로그램도 선보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막 오른 리마인드 컬러풀페스티벌
2021 리마인드 컬러풀페스티벌은 지난 22일 오후 5시 중구 국채보상기념공원 내 달구벌대종 광장에 설치한 12m 높이의 대형 LED조형물인 '컬러풀 메모리 타워'를 통해 1차 영상을 공개하면서 막을 올렸다. 지난 2년 동안 중단된 대구컬러풀페스티벌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고 내년을 기약하자는 염원을 담았다.
이날 △시민 메타 퍼레이드 △퍼레이드 쇼케이스 △해외 퍼레이드팀 리멤버 퍼레이드 및 응원 메시지 △시그널 챌린지 등 모두 30개 영상이 전파를 탔다. 대구컬러풀페스티벌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코로나로 지친 대구시민에게 전하는 응원 메시지와 더불어 '축제는 계속 돼야 한다'라는 구호를 담은 시민 위로 캠페인 영상도 선보였다.
글로벌 축제인 대구컬러풀페스티벌에 참여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을 전했던 해외 퍼레이드 팀들도 이번 리마인드 컬러풀에 흔쾌히 동참했다.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러시아, 싱가포르 등지에서 30여 팀이 화답했다.
이승익 대구문화재단 대표는 "비록 올해도 컬러풀페스티벌이 취소됐지만 내년에는 거리 위에서 다시 만나길 고대하며 비대면으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리마인드 컬러풀을 준비했다"며 "온라인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을 위해 컬러풀 메모리 타워를 한 달간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내용을 추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축제를 꿈꾸는 시민들
리마인드 컬러풀페스티벌은 기획부터 현장 운영까지 전 과정을 축제학교 시민기획단이 맡았다.
지역축제 및 문화기획에 관심있는 시민들이 축제학교 과정에 참여해 전문가 강의를 듣고 대구 컬러풀페스티벌 감독진과 함께하는 실무 네트워킹, 그룹별 모임 등의 활동을 거쳐 배경 지식을 쌓았다.
이들로 구성된 6개 팀이 참여한 가운데 리마인드 컬러풀을 주제로 진행된 해커톤에서 열띤 토론을 통해 '컬러픽 스테이지'가 기획안으로 최종 선정됐다. 대구컬러풀페스티벌의 마스코트인 컬러풀 프렌즈들이 2년째 휴업하게 되자 대구컬러풀페스티벌 참여 예술가들을 고향으로 초대해 직접 무대를 연다는 스토리를 담았다. 아이디어의 참신성, 기존 자원의 활용, 리마인드 컬러풀 취지와의 부합성 등에서 호평을 받았다.
시민기획단은 11명으로 구성됐다. 스물한 살의 젊은 대학생부터 일흔을 바라보는 공직 은퇴자까지 연령도 직업도 다양하다. 매년 대구컬러풀페스티벌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손옥주(65)씨는 "해마다 자원봉사자로 컬러풀 축제에 참여해왔는데, 올핸 취소돼 무척 아쉬웠다. 그래도 이렇게 시민기획단 활동을 통해 리마인드 컬러풀에 함께할 수 있게 돼 다행스럽고 기대도 된다"고 했다.
시민기획단은 아이디어 기획뿐만 아니라 실행계획 수립, 홍보 콘텐츠 제작 및 각종 섭외에 이어 현장 운영까지 프로젝트의 전반을 직접 진행한다.
효율적인 활동을 위해 △PD(강지윤·부혜선) △프로그램팀(김동하·박소은·차고은) △홍보팀(장유진·정재훈) △운영팀(권영서·성소현·손옥주·손형식)으로 업무를 분장했다. 이들은 각자 학업 및 생업으로 바쁜 시간을 쪼개 수차례에 걸친 온·오프라인 회의를 갖고 현장 활동도 나서고 있다.
막내 강지윤(23)씨는 "예전엔 축제가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코로나로 인해 축제 없는 시기를 지내다 보니 결핍감과 축제를 향한 욕구를 느끼게 됐다"면서 "축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번 활동을 하면서 가진 즐거움이 프로젝트 결과물을 보는 많은 시민들에게 좋은 에너지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했다.
최고령 참여자 권영서(68)씨는 "우리 각자가 코로나로 인해 느끼는 외로움, 막막함, 답답함이 깊었다. 대구시 차원에서 앞으로도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이 새로운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도록 응원하고 일상회복을 기원하는 행사를 많이 추진해 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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