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북의 지방소멸, 해법은 청년들이다

  • 이춘우 경북도의원
  • |
  • 입력   |  수정 2022-01-20 07:54  |  발행일 2022-01-20 제면

2022011601000441700018361
이춘우 (경북도의원)

경북의 지방소멸 시계가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경북과 대구가 분리된 1981년 319만명이었던 경북의 인구는 2020년 기준 264만명으로 55만명이나 감소했다. 2040년에는 250만명 규모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며, 작년 10월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전국의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경북이 16곳(약 18%)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저출산, 고령화, 인구 유출 등에서 기인한 경북의 지방소멸 문제는 '위기'가 아닌 '현실'로 우리의 눈앞에 맞닥뜨리고 있다.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경북도가 여러 방안을 찾고 있는데, 여러 대안 중 '청년 인구의 유출 방지 및 유입과 정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심화되고 있는 20∼30대 청년 인구 유출이 경북지역의 존폐를 가르는 상황까지 와 있기 때문이다.

경북의 청년층은 2010~2019년 10년 평균 8천명대가 매년 유출됐으며, 특히 지난 3년간(2018~2020년) 20~30대 청년 4만3천743명이 타 시·도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도청신도시 중심으로 청년 인구가 증가한 예천군을 제외하고는 2015~2019년 5년 동안 도내 모든 시·군에서 청년인구가 감소했다.

청년층 유출 문제는 지역 인구감소의 핵심 고리가 되고 있다. 즉, 이들이 수도권 등으로 빠져 나가면 인구 감소뿐 아니라 지역의 인구 고령화를 가속화시켜 해당 지역의 인적 기반이 취약해지게 된다. 때문에 지역 기업들도 인적 자본이 풍부한 수도권이나 대도시 지역으로 빠져나가게 되고, 이는 곧 지역 경제 침체 및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더 많은 청년 인구가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된다. 청년층의 인구 유출은 결과적으로 양적인 인구 감소 문제 뿐 아니라 질적 인구구조 형태에 영향을 미쳐 지역을 쇠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에 청년 인구의 유출 방지 및 유입, 정착을 위해 특단의 정책들이 수립되어야 한다. 청년들이 경북 23개 시·군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각 지역 실정에 맞는 일자리, 교통, 주거, 복지 사업을 통합적 메커니즘으로 추진해 청년들의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다. 천편일률적인 단발성 정책으로는 떠나는 청년을 붙잡을 수도, 오게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경북의 청년 인구 유입을 위한 귀농·귀촌 중심 정책의 방향성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수도권 청년인구의 지방이주 선호도조사' 결과 수도권 청년 1천명 중 58.7%가 비(非)수도권으로의 이주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으나, 농어업에 종사하는 것을 희망하는 청년은 9.8%에 불과했다. 귀농·귀촌 중심이 아닌 양질의 종합적 청년일자리 정책을 추진해 그들이 농어촌에 거주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원하는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와 함께 경북은 23개 시·군의 개별적 특성과 청년층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니즈 파악, 유출 원인 등을 세부적으로 분석해 정책적 목표를 설정한 후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청년들의 유입 및 정착단계별 세밀한 추진 전략을 마련하고, 유입 청년과 지역 주민·지자체·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를 활성화해 지역으로의 청년 유입을 자연스럽게 포용할 수 있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IT벤처기업이 유입되고 있는 일본의 가미야마정이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가미야마정은 일본 창성회의 보고서에서 전국 20번째로 소멸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 지역이었으나 지자체와 지역 주민의 노력으로 IT기업 유치를 비롯해 웹디자이너,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 예술가 등의 직업을 가진 청년들의 이주가 활발히 이뤄져 2008년부터 8년간 약 91세대 161명이 지역에 자리를 잡아 쇠퇴하고 있는 가미야마정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처럼 경북은 청년 개개인의 가치관과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정책을 추진해 청년들이 살고 싶은 경북,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경북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경북의 청년인구 감소는 경북의 허리가 꺾이는 것과도 같다. 중심적인 역할을 해 나가야 할 청년들의 지속적인 유출은 결국 경북의 소멸을 가져올 것이다.

19세기 영국의 정치가 디즈레일리는 "한 국가의 청년은 국가 번영의 관재인(管財人)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경북 번영의 관재인(管財人) 또한 청년인 것이다. 청년층이 견고히 중심을 잡아줘야 경북의 지속성을 논할 수 있다. 경북 지방소멸의 해법은 곧 청년들이다.

이춘우 (경북도의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