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가 넘치는 듯하다. 가정의 달인 동시에 한 달 앞으로 다가온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준비로 정치권의 분주함이 더해지면서다.
그런데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아서일까. 대구의 내일을 책임질 일꾼을 뽑는 매우 중요한 시기지만 선거판에서 우리 아이들의 존재감은 크지 않은 것 같다.
현재 각 정당의 후보들은 최종 선거 공약집을 가다듬는 데 매진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약속은 무엇인가."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부모로서 후보자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다.
물론 보육·돌봄 공약은 늘 있었다. 하지만 돌아보면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식이었다. 이름만 살짝 바꾼 현금성 출산지원금이나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물을 지어놓고 정작 운영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전시성 보육 인프라'가 대표적이다.
이번 선거에서 지역 후보들이 내놓을 공약은 달라야 한다. 현안인 대구경북행정통합, TK신공항, 취수원 이전 등 거대 공약들 사이에 그저 구색 맞추기 식의 보육정책에 그쳐선 안 된다.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맡길 수 있는 '촘촘한 긴급돌봄망'을 어떻게 대구 전역에 뿌리내리게 할 것인지,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방안을 내야 한다. 소아과 '오픈런' 사태를 지자체 차원의 공공의료 확충으로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도 담겨야 한다. 기형적인 사교육 과열 속에 내몰린 우리 아이들에게 '쉴 권리'와 '미래지향적 공교육의 기회'를 어떻게 돌려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마찬가지다.
'지방소멸', '인구절벽'. 진영을 떠나 모든 후보자들은 대구가 뼈아픈 위기에 처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보육과 아동정책은 단순 복지의 영역을 넘어 대구라는 도시의 생존을 결정지을 가장 강력한 인구정책이자 경제정책이다. 청년들이 대구에 터를 잡고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흔들림 없는 돌봄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 청년들이 떠나는 도시를 살리기 위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이다.
1922년 방정환 선생이 제정한 어린이날의 본질은 아이들을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자는 데 있었다. 아이들의 일상과 미래를 지켜내는 것은 정치가 짊어져야 할 무거운 책무 중 하나다. 공약은 후보자 등록 후인 5월15일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구시장 후보의 공약집에 대구시교육청과의 협력 모델이 담겨 있는지, 대구시교육감 후보의 공약집에 지역 인프라를 활용할 구체적 방안이 있는지 등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투표권이 없다. 어른들이 꼼꼼하게 따져봐줘야 한다.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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