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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주택관리 운전기사 이재근씨가 차량 점검을 마치고 생활폐기물 차량 운행 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지난 20일 오후 4시 대구염색산업단지 외곽에 육중한 몸집을 자랑하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차량 6대가 보였다. 이들 차량은 대일주택관리 소속으로 대구염색산업단지와 인근 전통시장 등 사업장 생활폐기물을 수집·운반하는 차량들이었다.
시외버스 운전을 하다 대일주택관리에서 운전기사로 약 30년간 근무했다는 이재근(대구시 중구 삼덕동·62)씨는 "보통 오후 6시부터 오전 2시까지 일을 한다. 대목 앞인 만큼 전통시장들 위주로 생활 폐기물이 평상시보다 30% 가량 늘어난 것 같다"며 "명절 앞이라 바빠질 것 같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씨는 "일이 좀 늦더라도 물량이 많았으면 좋겠다"며 시장 상인들의 장사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을 에둘렀다.
염색산단 내 불빛이 코로나19 이전 보다는 많이 줄어 들어 안타깝다는 말도 전했다.
우리 삶 대부분이 주위와 연계돼 혼자 잘 될 수 없다는 평범하지만 의미 있는 이야기로 무게 있게 들려왔다.
이씨는 일하는 시간 때문에 지인들과 맘 편히 소주 한 잔 하기도 쉽지 않고, 가끔 100ℓ의 큰 종량제봉투에 무겁게 담긴 쓰레기와 한 곳에 모아 놓지 않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폐기물들로 난감할 때도 많다고 했다. 그럼에도 "수거 차량이 사업장을 돌며 지나간 자리가 깨끗해 지고, 가끔 마음을 담은 커피 한잔을 건네는 손길을 만날 때면 힘든 일도 봄눈 녹듯이 사라진다"면서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는 "가끔 보이는 졸음운전 차량을 경적으로 깨워주는 일은 시민들에게 드리는 일종의 추가 서비스인 셈"이라며 "지금껏 그래 왔듯이 천직으로 생각하고 계속 이 일을 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캠핑카를 만들어 전국 일주를 해 보고픈 맘도 있다며 이야기를 마쳤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비대면)라고 해서 가급적 대면하지 않으려는 고약한 현상 때문에 택배 물량이 폭주해 택배업체 직원들이 집회를 갖고, 정부에서는 관련 대책 때문에 고심이다. 택배 물량이 그 만큼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씨가 근무하는 대일주태관리 김선호 이사는 "생활 쓰레기가 느는 만큼 각 가정은 물론 기업, 전통시장 등에서 쓰레기 분리에 조금 더 노력해 주면 더 좋은 환경과 자원 관리가 될 것 같다"며 분리 수거를 당부했다.
국토가 좁고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써는 분리 배출이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글·사진= 심정일 시민기자 jeongil9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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