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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로(1978년) - 김일창 (사)한국사진작가협회 대구지회 자문위원 |
작가는 1978년 이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두 번 헛걸음했고, 세 번째 흡족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고 했다.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했던 시절이었다.
작가는 카메라가 귀한 시절이라 시골 사람들은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으면 이상한 사람으로 여겨 간첩으로 신고를 해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도 하고 어렵게 찍은 귀한 장면이 담긴 필름을 모두 압수당하고 허탈한 마음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일도 있었다는 일화를 들려주었다. 요즘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차가 귀한 시절에 사람들은 걸어 다니는 일이 많았다. 인적이 드문 시골길 앙상한 나무 사이로 의성 장날에 갔다 집으로 돌아가는 여인을 배경으로 촬영한 이 사진을 보고 있으면 벌거벗은 나무가 전하는 삭막한 겨울 풍경과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다. 한복을 입고 수건으로 머리를 꽁꽁 싸맨 여인은 추위를 피하기 위해 중무장한 차림이다. 그 당시 시골에서는 한복을 주로 입고 생활필수품이나 생선 등을 오일장에 가서 샀다.
아이들은 오일장에 갔다 돌아오는 부모님 손에 무엇이 들려 있는지 궁금해하며 기다렸으며 오일장은 늘 기대하는 날이기도 했다.
글=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사진=김일창 (사)한국사진작가협회 대구지회 자문위원 제공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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