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대구 달성군 옥포읍 반송리 당산제...노송 두 그루 앞에서 "마을 지켜주시옵소서"

  • 이외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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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21   |  발행일 2022-02-23 제13면   |  수정 2022-02-22 14:32
외식
정월대보름을 맞아 대구시 달성군 옥포읍 반송리 마을 원로 6명이 마을 남쪽 상단부에 인접한 제당 앞 당산목 두 그루에 경건하게 당산제를 올리고 있다.


"유세차 무인년 을유 보름날 제주 석호방은 기산당신(岐山堂神)님께 감소고우 하나이다. 삼가 엎드려 비오건데 마을이 태평하옵고 질병과 재앙으로부터 마을을 지켜주시옵소서. 집집마다 평안하옵기를 간절히 바라오며 부디 흠향하소서."

주민들의 염원과 정성을 담은 소원지를 사르면서 축문을 읊조리는 마을 원로(노인회장 표기호)의 나지막한 독축(讀祝)에 이어 제관들의 삼헌례가 시작된다.

정월대보름을 맞아 대구시 달성군 옥포읍 반송리 주민들은 제관을 비롯한 마을 원로 6명은 자시(23시~1시)를 택해 마을 남쪽 상단부 인가에 인접한 제당 앞 당산목 두 그루에 경건하게 당산제를 올렸다.

반송리 마을 당산제의 기원은 정확한 문헌적 고증은 없지만 마을 원로들에 의하면 대략 300년 이상 전래되었으리라 추정한다. 제당은 당산나무 두 그루를 중심으로 반경 4m정도의 넓이에 높이 1m 토담으로 둘러싸여 출입구를 보호하고 있다.

당산목 두 그루는 400여 년 전 어느 노승에게 솔씨 두 개를 건네받아 심어 자라면서 마을 수호목으로 추앙받았다고 한다. 할배나무·할매나무로 불리면서 마을과 함께했는데 1997년에 고사, 다시 1998년 이식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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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을 맞아 대구시 달성군 옥포읍 반송리 마을 원로 6명이 마을 남쪽 상단부에 인접한 제당 앞 당산목 두 그루에 경건하게 당산제를 올리고 있다.


이곳 반송리 당산제는 다른 곳과 달리 정월초이렛날 제관을 선정해 7일 동안 매일 찬물로 목욕재계하며 일체의 상스러운 거동은 물론이고 술과 담배를 끊고 '정신을 깨끗이 한다'고 한다

그리고 매일 아침 당산목 주위를 깨끗하게 정토(淨土)하며 치성을 드린다고 한다. 이번 당산제를 주관한 반송리 이장 석호방(73) 제주는 "이곳 제당의 반송 두 그루는 영험있는 마을수호목이라고 옛 사람들은 굳게 믿었다"며 "반송리 마을이 평온하고 안락한 것이 모두가 함께 어울려 대동을 꿈꾸는 주민들의 여망이 당산제의 정성으로 이어진 덕분"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반송리 마을은 비슬산 지맥이 북동쪽 방향으로 뻗어나온 산녁에 비스듬한 형지로 80호의 가구로 구성돼 있다. 마을 일대가 반석으로 구성돼 옛날에는 나무가 없는 지역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날 승려가 와서 반송을 심도록 권해 그 후로 반송이 산 일대로 우거지게 돼 마을 이름이 반송으로 불리우게 되었다고 한다.
글·사진=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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