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희 변호사의 청년과 커피 한잔] 명품 찾는 청년들

  • 조상희 법률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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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25  |  수정 2022-02-25 08:52  |  발행일 2022-02-25 제면
백화점·온라인서 쉽게 명품 플렉스

청년들 '있어빌리티' 어깨 으쓱
최근 OTT에서 방영했던 예능프로그램에서 큰 인기를 구가한 인플루언서가 있었다. 20대 초반의 그녀는 진귀한 옷과 액세서리 등을 착용하면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그녀가 착용한 옷과 액세서리 등은 대부분이 고가의 명품 브랜드였기에 그녀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더욱 고조되었다. 그러나 누리꾼들 사이에서 그녀가 가지고 있는 옷과 액세서리가 정품이 아닌 가품일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가 제기되어 논란이 발생했고, 결국 그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 중 일부가 명품 브랜드의 상표권 및 디자인권을 침해한 가품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이로 인해 그녀는 결국 온라인에서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취지의 방송을 하면서 대중에게 사과까지 했다.


작년 한국 명품시장 규모 세계 7위
코로나에 억눌린 심리 '보복소비'로
과거엔 면세점 통해서야 구매 가능
명품 접근성 높아지며 관심 더욱 고조


한국사회 DNA 중 하나 '소유욕' 반영
일부 청년들 알바비 모아 과한 소비
탈법·불법 통한 벌이로 명품 구매도
"능력에 따른 적절한 소비는 존중돼야"

사유재산제와 시장경제체제의 만남은 필연적으로 공급자와 소비자에게 명품에 관한 이상향을 만들 수밖에 없다. 이는 인간에게 필요한 의·식·주에서 벗어나서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물품에 대해 '명품'을 요구하는 과정이 대두된다. 그래서 명품이란 사전적 의미는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혹은 '세계적으로 매우 유명하고 가격이 아주 비싼 상표의 제품'으로 사용되는데, 이번에는 다양한 명품 브랜드 중에서 패션업계와 관련된 명품 브랜드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을 함께 공유해보고자 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해 격리조치 및 해외 입·출국 제한 등 각종 사회적 제재조치로 인해 이동의 자유에 제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소위 '보복소비'는 당연한 결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보복소비 중에서도 눈에 띄는 소비 품목 중 하나가 바로 '명품소비'다. 한 기업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8~2019년의 국내 명품 판매량보다 2020~2021년 명품판매량이 23.0%가 증가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명품의 시장규모에 있어서도 2021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7위에 랭크되었으며, 매년 명품의 시장규모는 더욱 성장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명품판매량의 증가에 기여한 구매 연령층과 관련, 구매파워를 가지고 있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최근 'Flex'란 단어와 함께하고 있는 2030세대, 즉 청년들의 기여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바야흐로 청년들의 명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청년들의 명품에 대한 관심은 명품판매량뿐만 아니라 유튜브나 SNS 등 온라인 커뮤니티 등의 게시물을 통해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명품과 관련된 영상과 게시물의 조회가 유달리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명품 브랜드의 이름이나 판매처 등과 관련된 댓글 역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예전과 달리 청년들의 명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것은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명품에 대한 접근 방법이 다양해진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명품을 접하기 위해서는 해외여행을 통해서 면세점 혹은 해외 쇼핑센터를 방문해야 했다. 하지만 현재는 국내 백화점뿐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쉽게 명품을 접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면서 더욱 명품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것 역시 명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 한국사회의 DNA 중 하나인 '남다른 소유욕' 역시 청년들의 명품 사랑을 높이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러한 명품 사랑에는 반드시 드리우는 그림자가 있다. 청년들 중에서 아직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한 20대의 경우에는 아르바이트를 통한 수입의 상당 부분을 명품을 소비하는데 사용하기도 한다. 심지어 탈법·불법 등의 일을 통해서 취득한 수익원으로 명품을 구매하는데 열을 올리기도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최근 필자가 진행하는 형사사건 중 재산범죄(사기죄가 대표적)와 관련해 때로는 피고인으로 젊은 청년인 경우가 있는데, 이들 중 일부는 피해자에게 제대로 변제하지 않았지만 본인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하고 법정에 재판을 받으러 오기도 한다. 그런 피고인을 보고 있으면 변호사의 입장에서는 속으로 탄식이 날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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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희 법률사무소 대표
한 언론사에서 2016년의 사회 현상을 나타내는 키워드 중 하나로 '있어빌리티'를 선정한 적이 있다. 있어빌리티란 '있어'와 능력을 뜻하는 '어빌리티(abillity)'가 합쳐진 단어로 '있어 보이게 하는', 소위 '척'을 의미하는 단어다. 결국 '과시욕'에 대한 사회적 투영이다. 그런데 있어빌리티가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한 점은 과시욕에 대한 사회 인식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다.

청년들이 명품을 소비하는 행위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능력에 따른 적절한 소비행태로 명품들에 대한 소비가 이뤄진다면 이는 또 시장경제체제에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현상일 것이다. 하지만 그와 달리 능력에 벗어난 소비행태라면 이는 분명히 사회에 부정적 상황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은 바, 이러한 점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명품에 관한 청년들의 소비 행태에 관해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조상희 법률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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