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90세 청년' 대구시 달성군 현삼조씨의 유별난 고향사랑

  • 이외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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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01   |  발행일 2022-03-16 제13면   |  수정 2022-03-02 08:49
현삼조1
현삼조씨가 지난달 14일 대구 달성군 유가초등 시청각교육실에서 졸업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

"고향은 누구에게나 그리움이 있고 아름다운 추억이 오롯이 서려 있다. 나 또한 고향이 세월을 더할수록 애툿한 정겨움으로 일렁이는 인지상정은 가눌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고향이 좋다."

망백(望百)을 앞둔 졸수(卒壽)의 어르신이 주체할 수 없는 고향사랑에 이어 모교사랑도 유별나 지역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인 현삼조(90·대구 달성군 유가읍)씨는 1982년 금산장학회를 설립 , 과학탐구의 함양을 위해 매년 모교인 유가초등 졸업생 2명을 선정해 2011년까지 60명에게 과학상을 수여했다.

또 사비로 과학실을 신설해 과학기자제 등을 기증하며 학생들에게 과학자의 꿈을 이끌기도 했다. 교정에 시계탑과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 건립에 지원하는 등 모교 발전을 위해 다각적으로 헌신 봉사했다. 2020년 12월에는 금산장학회에 5천만원의 장학기금을 희사해 그의 돈독한 모교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지난달 14일 유가초등(교장 유오식) 제86회 졸업식을 하루 앞두고 시청각교육실에서 졸업생 중 10명을 선정해 장학금을 수여하면서 후배들을 다독이며 격려하기도 했다.

유가초등 10회 졸업생이기도 한 현씨는 비록 지역 유력 재력가도 아니지만 지순한 모교사랑은 장학금을 넘어 사회에 이바지하고 환원하려는 그의 순수성을 엿볼 수 있다. 작으나마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밝은 노인상을 보여주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제2대 달성군의회 의원을 역임한 현씨의 고향사랑과 지역발전에 헌신했던 흔적들이 지역 곳곳에 배여 있다. 사유지 약 2만5천평을 3년여에 걸쳐 공원으로 조성, 지역주민들의 쉼터로 개방했으며 비슬산 유치곤장군 호국기념관 건립의 산파역할을 도맡아하기도 했다.

현삼조
금산 현삼조 90세 기념 회고록.


대견사 중창불사, 옥녀봉공원 조성 추진 등을 비롯해 쉼없는 노력을 경주했다 . 현재 6·25참전 유공자회 대구시 부지부장을 맡아 6·25전쟁의 상흔을 안고 노년을 살아가는 옛 전우들의 권익옹호 사업에 필생의 목표로 두고 담금질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현씨는 90성상(星霜)을 되돌아보며 기억의 편린(片鱗)들을 모아 190쪽 분량의 90세 기념회고록 '고향이 좋아!' 자서전을 펴냈다.

한평생 고향을 우직하게 사랑했던 그의 '인생첨의고산(人生瞻依故山) 약시수구초심(若是首丘初心)' 인생은 고향산천을 쳐다보며 의지함은 "마치 여우가 죽을 때 자기가 살던 언덕으로 머리를 두는것과 같다"며 담담하게 표출하기도 했다. 젊은이 못지 않은 기개와 정열이 건강한 삶으로 백수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면서 노익장을 파이팅해 본다
글·사진=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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