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의성 산수유 마을에 가득 찬 샛노란 봄기운

  • 박태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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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28   |  발행일 2022-03-30 제13면   |  수정 2022-03-2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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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산수유 마을에 산수유꽃이 피었다. 마늘밭과 산과 어우러지면서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봄의 전령사는 산수유 꽃이다. 매화가 가장 먼저 꽃을 피우기는 하지만 설중매 (雪中梅)라는 말처럼 겨울 추위속에 피는 꽃으로 보면, 진정한 봄기운을 이끌고 오는 것은 단연코 산수유 꽃이다. 산수유 꽃을 본 후에야 사람들은 비로소 봄이 가까이 왔음을 느낀다.

이러한 산수유 꽃이 지천으로 핀 지역이 바로 의성군 사곡면 화전리 일대다. 산수유 마을인 화전3리에 있는 주차장에 내려 보면 벌써 들판에 푸르게 자라는 마늘과 대비되는 노란색의 산수유 꽃이 마을과 산에 지천 으로 피어있음을 볼 수 있다.

그 곳에서 숲실마을인 화전 2리를 지나 저수지가 있는 화곡지까지 가는 산수유 꽃길 거리는 약 십리 길(3.7㎞). 그 길을 걸으며 사람들은 내내 파스텔톤 같은 마을 풍경과 산과 들을 바라보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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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산수유 마을에 산수유꽃이 피었다. 집을 둘러 싸고 피어있는 산수유 꽃들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난 22일 방문했을 때는 아직 개화가 덜 되었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첫 방문인 기자의 눈에는 온통 샛노란 산수유 꽃들이 융단처럼 펼쳐진 광경이 너무 놀라웠다. 실개천 따라 자라는 산수유 나무의 굵기를 보면 연륜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의성군청의 자료에는 300년 이상 된 나무가 3만여 그루라 하며 지난날 살기 어려웠을 때 약재로 드문드문 심어놓은 것이 이렇게 많이 자랐다고 하니 사연이 애달프다.

2018년부터는 '산수유 꽃축제'를 실시하여 많은사람들이 왔으나 코로나로 인하여 2020년부터 중단되어 아쉽다고 김국수(화전3리이장)씨는 전한다. 이곳 산수유 생산량은 나무 1주당 9㎏이며 재배 나무 1만4천주(15∼20년생 기준)를 계산하면 126t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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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오란 빛의 산수유 꽃이 허드러지게 피어나 길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산수유는 두통·이명·해수병·해열·월경과다에 좋으며 간과 신장에 도움을 준다. 특히 동양에서 가장 우수한 의학서인 동의보감에도 그 약재의 효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화전 2리는 33가구 66명이 사는데 90세 이상 노인이 14명이나 된다고 한다. 가히 장수마을이다. 실제로 화곡지 가는 길목에서 길손들에게 산수유 차를 제공하며, 엑기스 (진액)를 만들어 판매하는 조영자(여·60)씨의 어머니는 96세인데도 밭에서 손수 파를 뽑아 함께 다듬을 정도로 정정하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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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전 2리를 지나 저수지가 있는 화곡지까지 가는 산수유 꽃길 거리 약 십리 길(3.7㎞)에 산수유 꽃이 피어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자연적으로 식생한 것 같은 개천둑의 나무들도 모두 주인이 있다고 한다. 그 나무들이 예전에는 논밭의 마지막 둑에 있었는데 그 사이로 길이 나면서 마치 둑에 산수유가 자연 식생한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녀의 안내로 숨 가쁘게 올라간 화곡지는 그 아래 마늘밭의 생명줄이다. 화곡지 주변에도 많은 산수유가 자라고 있어 물가는 온통 샛노랗다. 개화가 완전한 3월 말 전후로 오면 더욱 아름 다울 것 같다. 지치고 힘든 이 시기에 산수유 꽃길을 한번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만 섣부르게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
박태칠 시민기자palgongsan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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