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용종 발견과 치료…"기름진 음식 먹고 자주 소화 안되면 담낭용종 의심"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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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31 07:43  |  수정 2022-05-31 07:47  |  발행일 2022-05-31 제16면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질환 증가
용종 생겨도 증상없는 경우 많아
대부분 복부초음파로 우연히 발견
영상검사로 추적 관찰하며 처치
악성 위험인자일 땐 수술적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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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국내 담낭용종 환자 수 비율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2006년에는 2.2%에 그쳤던 담낭용종 환자 수가 2016년도 9.9%로 4.5배가량 증가하는 등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다. 평소 기름진 음식을 먹고 유독 소화가 되지 않는다면 담낭에 문제가 있는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쓸개라고도 하는 소화기관인 담낭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농축, 저장하는 기능을 하는데 식후 약 30분 정도가 지나면 담낭에 보관된 담즙을 배출시켜 지방을 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담낭에 용종이 생겨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탓에 복부초음파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담낭과 담낭용종

간에서 생성되는 담즙은 음식 중 지방을 소화·흡수하는데 필요한 소화효소로, 담즙이 저장되고 농축이 되는 곳이 담낭이다. 담낭은 다른 말로 쓸개라고 하는데 음식을 먹지 않고 굶은 상태로 오랜 시간 공복인 상태라면 담즙을 사용할 일이 떨어지게 되어 저장되어 있는 담즙의 양이 많아지면서 담낭의 크기가 커진다. 반대로 음식을 먹을 경우, 담낭 수축을 통해 저장한 담즙을 배출해 크기는 줄어든다.

담낭은 50~70㏄ 정도의 용적을 가진다. 건강검진을 할 때 복부초음파를 하게 되면 금식이 필요한데 그 이유가 공복을 유지함으로써 담낭이 팽창되어 있는 상황에서 초음파를 해야 안에 있는 병변들을 정확히 구분하고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낭의 점막에서 돌출된 병변들을 모두 용종이라고 하고, 모양에 따라 유경성과 무경성으로 구분된다. 무경성 용종은 기저부가 넓고 목이 없는 경우를 말하고, 유경성 용종은 돌출된 병변이 잘록한 목 부위가 있으면서 점막에 붙어있는 경우를 말한다.

담즙을 구성하는 성분들은 여러 물질이 있지만, 이 중 콜레스테롤이 일부를 차지한다. 콜레스테롤 외에 담즙산이나 레시틴이라는 물질들이 담즙을 구성하게 되는데 이것의 불균형은 담낭용종, 담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서구화된 식습관에 따른 비만, 고지혈증 등은 담낭 질환을 증가시킨다.

용종은 크게 진성용종과 가성용종으로 나눌 수 있다.

비정상적인 세포가 보이는 용종을 의미하는 진성용종 중 암인 경우 담낭암, 담낭선암종이라고 하고 양성의 대표적인 것은 담낭의 선종으로, 추후에 암으로 바뀔 수 있는 전암병변으로 분류를 하고 있다.

반대로 가성용종은 콜레스테롤 용종이 가장 대표적으로, 암과는 무관하다. 그 외에도 염증에 의해 생긴 용종 또는 담낭선근종증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발견과 치료는 어떻게

담낭용종이 있는 경우 증상이 있으면 그에 맞는 치료를 한다. 문제는 용종이 있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담낭은 위나 대장처럼 내시경을 통해서 직접 용종을 관찰하고 필요한 경우 조직검사를 할 수 있는 장기가 아니어서 영상검사를 통해 추적 관찰을 하고 처치를 하게 된다.

대표적인 검사방법은 복부초음파로 검사 자체가 편리하며 환자에게 안전하게 시행되는 검사다. 복부초음파를 시행해서 용종의 유무를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추적 관찰을 하면서 크기나 모양의 변화 등을 관찰할 수 있다.

둘째로 시행해 볼 수 있는 검사는 복부 CT가 있다. 초음파를 통해 악성이 의심될 때 CT를 시행하면 병변의 침범 정도나 주위에 있는 장기와 임파선과의 관계 등 해부학적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더 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초음파를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담낭용종의 악성 유무를 판별하는 조건은 용종의 크기·모양·개수, 용종 크기의 변화, 나이와 관계가 있다. 용종의 크기는 1㎝를 기준으로 이를 넘는 담낭용종의 10~20% 정도는 악성이고, 넘지 않는 경우는 1~2% 정도가 악성으로 진단된다. 또 나이는 50세 이상 기준으로 본다.

담낭용종의 치료는 시기가 중요하다. 국내에서 담낭암이 조기에 발견돼 조기 담낭암으로 판정이 나고 수술을 했을 경우 5년 생존율이 90%가 넘는다. 하지만 전체 담낭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0%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조기에 진단되는 비율이 굉장히 떨어지고, 담낭암의 증상이 없다 보니 진행이 많이 된 상태에서 병원을 방문하게 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초음파를 통해 용종이 확인되고 환자가 악성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적 치료를 권유하는 경우는△용종의 크기가 1㎝를 넘거나 △1㎝가 넘지 않더라도 용종으로 명치가 답답하거나 오른쪽 윗배가 아픈 증상이 있을 경우 △악성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진 경우다. 또 추적 관찰을 하는 중에도 크기가 1㎝에 도달하게 되면 수술을 받아야 하고, 2년에 2㎜ 이상 커지는 갑작스러운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도 수술을 권유한다.

수술은 복강경을 이용한 담낭절제술을 하게 된다. 수술 후 절제된 담낭에 대한 조직검사를 진행, 악성이 나오면 담낭벽을 얼마나 침범했는지를 조직검사로 확인해 근육층을 뚫고 나가거나 깊게 침습했을 경우 확대 수술을 추가적으로 받아야 한다.

용종의 크기가 5㎜ 미만이면 수술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6~9㎜인 경우는 위험인자가 없다면 추적 관찰을 하게 된다. 추적 관찰하는 기본적인 방법은 첫 진단 후 초기 1년 동안은 3~6개월마다 초음파를 시행하고 그 기간 동안 크기나 모양의 변화가 없다면 매년 한 번씩 초음파를 권장하고 있다.

복강경 담낭절제술은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적은 수술방식이다. 하지만 간혹 수술 합병증으로 출혈, 감염, 그리고 담도의 손상 등이 생긴다. 또 수술 후 소화력이 떨어지거나 변이 묽게 나오거나 오른쪽 윗배가 계속 아픈 증상들이 있을 수 있지만, 보통 1~2개월이 지나면 그런 증상들은 대부분 호전된다.

대구파티마병원 천재민 과장(외과)은 "담낭은 위나 대장의 일부, 콩팥과 해부학적 위치가 겹치는 부분이 있다. 담낭용종의 증상이 복통, 소화불량, 명치부위 불쾌감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대부분이어서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흔하다"면서 "복부 초음파를 통한 검사는 다른 질환들과 담낭 질환을 구분할 수 있는 유익하고 안전한 검사이며, 복부 초음파를 통해 발견된 담낭용종의 경우 악성 발생 위험인자를 고려해 적절한 추적 관찰 또는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대구파티마병원 천재민 과장(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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