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좁은 논둑길이 비포장도로라서 일렬로 나란히 걸을 수밖에 없는 길.
아낙네들은 오일장에 곡물을 팔아서 가족이 필요한 생필품을 사기 위해 부지런히 길을 나선다. 얼굴을 수건으로 꽁꽁 싸매고 새벽길을 나서는 걸음걸음. 걸어서 수 십리 길을 발품 팔아서 오며가며 산 인생.
불평불만 없이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간 어머니들의 삶이 느껴진다. 가족을 위해서라면 자기 한 몸을 희생해서라도 가족들을 위해 헌신한 여자의 일생을 볼 수 있었던 1980년 이전은 참 어려웠던 시대였다.
자식은 많고, 시어른 모시고, 손으로 밥 짓고, 빨래하고, 집안 살림을 꾸리느라 많이 힘든 세월을 사신 것 같다.
농사 짓는 것 외에는 5일장에서 물물교환을 하거나 장날 마련하는 게 고작이었다. 지금은 동네 대형 마트나 식자재에서 편리하게 구입하면 되고, 직접 운전해서 자동차를 이용하니 얼마나 편리하고 살기가 좋아졌는가.
그 옛날 어머님들과 할머니들의 고생스럽게 산 삶에 새삼 머리 숙여진다.
글=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사진=이종룡 <사>한국사진작가협회 대구지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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