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봉사가 필요한 곳에는 항상 그녀가 있다…10년째 봉사 활동 권남희씨

  • 김점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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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31   |  발행일 2022-08-03 제12면   |  수정 2022-08-01 08:10
권남희
권남희씨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는 것이 봉사"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만난 권남희(65)씨는 활발한 성격에 털털한 말투 그 자체가 흥밋거리인 인물이다. 그는 매년 여름이 시작되면 바빠진다. 7월부터 9월까지 대구 동구 방촌우방맨션 노인정 등 방촌동 노인정 3곳의 무더위 쉼터에 냉방장치 등 안전점검을 하기 때문이다.

권씨는 매월 방촌우방맨션 노인정 청소도 하며, 어르신들이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살핀다. 청소뿐만 아니라 여름에는 식혜, 겨울에는 떡 종류로 간식을 챙겨 드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노인정을 드나드는 어르신들이 회식할 때면 권씨 뿐만 아니라 개인택시업을 하는 남편 강오구(71)씨도 차량 봉사에 참여한다.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 어르신은 항상 조심해서 모시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부부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김늠이(72)할머니는 "남희 씨 내외 아니면 우리는 특별한 음식을 먹으러 갈 생각도 못 한다. 갈 때마다 부축해서 데려가고 커피집에서 커피도 대접받는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권씨는 자연보호 단체와 지역자율방재단에서 각각 10년째 봉사 활동을 하고 있으며 부녀회 활동 등 봉사가 필요한 곳에는 항상 그녀가 있다. 그는 공로를 인정받아 행정안전부 장관, 대구시장, 동구청장 등의 표창장도 다수 받았다.

그가 봉사를 시작한 건 시아버지의 병시중이 계기가 되었다. 그는 1979년 22세에 안동 총각을 중매로 만나 결혼했다. 결혼 5년 만에 아들을 출산해 다복한 가정을 꾸렸다. 그러다 아들이 4살 때 당시 81세였던 시아버지가 중풍으로 누워 지내게 되었고, 거동이 불편해 대소변을 받아내야 했다. 남편은 5형제의 막내라 4명의 형님이 있었지만 30살의 막내며느리가 4살 아들을 데리고 시아버지의 병시중을 시작했다.

권씨는 지난해 12월 건강검진에서 신장암이란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을 때 하늘만 멍하니 쳐다봤다.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왼쪽 콩팥 절제 수술을 해 40여 일 입원했다. 통증이 사라지자 병원에 있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봉사하던 곳을 직접 눈으로 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에 주변 만류에도 퇴원했을 정도다. 그는 수술 후유증을 느낄 틈도 없이 그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지 달려가는 슈퍼우먼으로 오늘도 이웃을 위하여 몸을 아끼지 않는다.

권씨는 "봉사라는 것이 별것 아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는 것이다.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려고 해도 도움받은 분들에 의해서 전파되더라"며 밝게 웃었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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