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누드크로키 그리는 '나비(Na-be)' 창립전...공개 누드크로키 행사도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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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07   |  발행일 2022-09-08 제16면   |  수정 2022-09-08 07:09
매주 누드크로키 그리는 나비(Na-be) 창립전...공개 누드크로키 행사도
매주 함께 모여 누드크로키를 그리는 창작실험 프로젝트팀 '나-비(NA-BE)'의 창립전 모습. <갤러리에로비 제공>
매주 누드크로키 그리는 나비(Na-be) 창립전...공개 누드크로키 행사도
매주 함께 모여 누드크로키를 그리는 창작실험 프로젝트팀 '나-비(NA-BE)'의 창립전 모습. <갤러리에로비 제공>

음악을 켠다. 누드 모델의 포즈에 펜이나 붓을 잡은 손이 바삐 움직인다. 한 동작에 2분30초. 짧은 시간 안에 재빠르게 동세의 특징을 포착해 표현해 내야 한다. 선의 맛과 자연스러운 형태감 표현, 그것은 누드크로키만이 가진 매력이다.

매주 2시간씩 함께 모여 누드크로키를 하는 회원들로 구성된 창작실험 프로젝트팀 '나비(Na-be)'의 창립전이 16일까지 대구 봉산문화거리에 위치한 갤러리에로비에서 열린다.

갤러리에로비에서 여러 사람들이 누드크로키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다. 그동안은 사실상 함께 모여 작업했던 누드크로키 작품과 습작을 방치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를 방치하지 않고 소중히 모으고 쌓아가려는 다짐으로, 지난 8월 창작실험 프로젝트팀 '나-비(NA-BE)'를 결성했다. '나-비(NA-BE)'는 '내가 되다'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미와 함께, 지금은 비록 작은 날갯짓에 불과하지만 나비효과처럼 후일 이 작업이 큰 퍼포먼스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회원들의 꿈이 담겨 있다. '나-비(NA-BE)'의 멤버는 강혜림, 이선희, 윤윤자, 정명희, 정유리, 정은하, 정희윤 등 7명으로, 전업 작가를 포함해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회원들로 구성됐다.

이번 창립전은 이들의 누드크로키를 향한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과 노력의 흔적을 더욱 가치 있고 눈에 보이게 축적하는 '팀 아카이브'의 시작을 알리는 전시다.

전시는 화이트 벽면에 작품을 거는 평이함을 거부한다. OH필름 위에 그린 누드크로키 작품을 얇은 줄을 활용해 걸어서 전시한다. 나비의 날갯짓마냥, 작은 바람에도 작품들은 살랑살랑 날갯짓을 한다.

윤윤자 갤러리에로비 대표는 "독일 카셀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현대미술제인 '카셀 도큐멘타'에 갔는데, 누군가 다 방치하고 아무도 보지 않는 소외된 것들을 기록해서 작품으로 내놓고 있었다"면서 "이를 보고 우리의 누드크로키 작업도 소외시키지 말고 기억하고 축적해, 현대 미술의 한 분야로서 당당히 자리매김하는 과정을 보여주자는 목표가 생겨 팀을 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누드크로키 작업 과정을 빔프로젝터를 통해 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누드크로키를 직접 그려볼 수 있는 '공개 누드크로키' 행사도 진행된다. 지난 2일에 이어 16일(오후 6시30분~8시30분)에 열리며 유료로 체험할 수 있다. 윤 대표는 "공개 누드크로키는 기존의 감상자들이 가졌던 수동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개입을 유도하기 위한 행사로, 관람자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전시를 주체적으로 감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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