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인터뷰] 하모니시스트 유강우씨 "내 삶에 들어온 하모니카 선율"

  • 김호순 시민기자
  • |
  • 입력 2022-12-19 22:40  |  수정 2022-12-20 17:43  |  발행일 2022-12-20
남산제빵소 직원 5년차, 장애인식 개선강사 2년차 유강우씨
2021년 10월 5일 박혜진 스승과 처음 만난 뒤 일취월장
"자격증 따고 합주하고 싶어요"
KakaoTalk_20221219_012104420_05
하모니시스트 유강우씨(오른쪽)와 그의 스승인 박혜진씨가 악기를 들고 환한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시베리아급 한파가 전국을 몰아친 지난 12월 13일 오후 하모니시스트 유강우(24)씨를 만나기 위해 대구시 중구 <사>한국하모니카리더스 사무실을 찾았다.

칼날같은 겨울바람 소리를 뚫고도 부드럽고 맑은 하모니카 선율이 흘러나왔고, 유씨와 그의 스승인 박혜진 하모니시스트(여 ·27·비바체 하모니카 앙상블)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유 하모니시스트와의 첫 만남은 지난 4일 전통찻집 '다향'에서 열린 '장애인 자녀, 부모들의 사랑가득 토크쇼'의 특별공연 무대에서였다.

하모니카 3대로 'You raise me up', 'Piano Man', '사랑은 늘 도망가' 등을 연주하던 유 하모니시스트의 표정은 행복 그 자체였다.

나이보다 앳띤 얼굴에 청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은 그는 앵콜공연을 기대한 듯 무대의 대미를 장식했다. 복지카드에 지적장애 2급이라 적혀있는 그의 하모니카 사랑비결이 궁금해져 인터뷰 약속을 받아냈고, 그렇게 이날의 만남이 이뤄졌다.

자기소개를 부탁하자 그는 "남산제빵소 직원 5년차, 장애인식 개선강사 2년차로 활동 중입니다. 지금은 하모니시스트로 불리고 싶습니다"라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유난히 숫자 기억을 잘한다는 그는 "2021년 10월 5일 박혜진 스승님과 처음 만났습니다. 혼자 연습한 '고맙소''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 등 2곡의 동영상을 먼저 보내드렸습니다. 궁금하고 호기심이 생겨 만나도록 제가 만들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매일 3~4시간 이상 연습벌레 그에 대해 스승 박씨는 "남다른 끈기, 하모니카에 대한 뜨거운 열정, 음감은 타고난 것 같아요. 매주 1시간 강습받으면, 제 영상을 보고 만족스러울 때까지 입모양과 소리를 듣고 맹연습을 한다고 해요. 제 입모양을 가장 많이 보고 연구한 사람이 바로 강우군이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박씨는 "남들은 3년 이상 공부한 분들이 강사반에 도전하는데, 강우군은 오선보 악보보기, 트레몰로, 옥타브 주법 등 이론과 실기의 어려운 부분도 척척 잘 배워 나가고 있어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승의 칭찬에 신난 유 하모니시스트는 "대구시 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중구지부 동아리 하모니카반에서 노봉남 선생님께서 하모니카를 지도 해주셨습니다. 강사자격증 따서 맑은소리 앙상블 연주단과 합주도 하고, 코드하모니카연주가 능숙해지면 입단도 하고 싶습니다"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글·사진=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gma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