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시민기자 세상보기] 호소하는 문제에 대한 이해와 공감

  • 한영화 시민기자
  • |
  • 입력 2022-12-20 13:27  |  수정 2022-12-21 07:20  |  발행일 2022-12-21 제12면
clip20221220132334
한영화 시민기자

최근 인기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이필옥에게 서자인 진윤기가 부모가 되고 보니 자신의 존재 자체가 당신에게 매순간 얼마나 큰 상처였을지 알게 되었다며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어머니"라는 말로 진심을 전한다.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그 말 한 마디에 이필옥은 눈물을 쏟는다.

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 공부를 시작하면서 상담자가 가져야 할 자질 중 우선하는 것이 인간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공감이라 배웠다. 그 어떤 상담이론에도 상담의 시작이 '내담자가 호소하는 문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라는 사실은 다르지 않았다. 진실함이 담긴 공감은 내담자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러한 공감이 이필옥에게 참회의 눈물을 흘리게 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다음 날 아침 기사를 읽으며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믿기지가 않았다. 목숨을 잃은 대다수가 10~ 20대의 젊은이들로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 딸이라는 사실에 더욱 가슴이 아려왔다. 어처구니없이 하루아침에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이 어떨지 필자는 안다. 그 고통은 날이 가면 갈수록 더해질 것이고 일상은 그리움과 슬픔으로 채워져 반복될 것이다.

지난 12월 16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떠나보내는 49재날, 윤석열 대통령이 '윈·윈터' 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 힘'에서는 역대 대통령들 역시 49재에 참석한 적이 없다는 것을 거론하며 "대통령에게 3년상이라도 치르라는 것인가"라며 반문했다.

그들의 입장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전 최소한 유족들의 고통과 슬픔에 공감하는 태도라도 보였으면 이러한 논란이 일지는 않았을 텐데 안타깝기만 하다. 이승을 떠나는 자식의 영혼이라도 붙잡고 싶었을 49재날, 함박웃음을 지으며 크리스마스 트리의 점등 버튼을 꼭 눌렀어야 했는지 묻고 싶다.

유학에서는 임금을 '백성의 부모'라 하지 않나. 나라의 지도자가 부모 된 마음으로 유족의 슬픔을 공감하고 헤아려주길 바라고 또 바란다.

한영화 시민기자 ysbd418@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