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대구서 보기 드문 철새 자연학습장 안심습지는 지금 '백조의 호수'

  • 박태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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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6 14:52  |  수정 2022-12-27 08:01  |  발행일 2022-12-28 제12면

지난 22일, 대구시 동구 안심습지에는 큰고니들이 몰려와서 물 위를 하얗게 덮고 있었다. 그들뿐 아니라 청둥오리 또한 수십 마리 아니 수백 마리가 물 위를 헤엄치며 큰고니들과 함께 수면 위를 유영하고 있었다. 며칠간의 한파로 습지의 물은 대부분 얼음이 얼어 거대한 빙판을 이루고 있었고, 남쪽 일부만 둥글게 물결이 출렁이고 있었다. 큰고니들은 남쪽 일부 수면 위에서 자기들끼리 요란한 소리를 내며 먹이를 찾아 물속으로 머리를 박기도 하고 날갯짓을 하기도 하는데 그 수가 거의 100여 마리는 되는 것 같았다.

큰고니3
대구시 동구 안심습지를 찾은 큰고니떼와 청둥오리떼가 한가롭게 물위에서 유영하고 있다.


큰고니는 오리과에 속하는 철새로 백조라고도 불리며 우리나라에서 사는 물새 중에 흑고니와 함께 가장 무겁고 큰 종(種)이다. 주로 저수지와 호수·강·간척지 등 풀이 우거진 습지에서 겨울을 보낸다. 주로 식물 줄기·뿌리·열매·물에 사는 곤충 등을 먹고 산다. 비록 이곳에는 집단으로 많은 수의 큰고니들이 모여 있지만 실제는 보기 드문 귀한 철새로 천연기념물 201호이고 멸종위기종 야생동식물 2급이다. 안심습지에는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머무는데, 이번에 찾아온 큰고니들은 지난겨울에 머물다 떠나간 그 새들 같아 더욱 반갑다.

필자가 찾아갔을 때는 그리 춥지 않을 때라 습지에 얼음이 없었다. 그때 수면에 떠있던 큰고니는 물에 비친 모습과 더불어 우아했고, 특히 여러 마리가 함께 유영하던 모습은 참으로 장관이었다. 정말로 안데르센의 미운 오리 새끼가 탈출하여 백조의 무리에 속한 그 장면 같았다.

안심습지는 대구시 동구 대림동 330번지에 위치한 곳으로 금호강의 본류였으나 자연제방과 더불어 홍수에 대비한 인공제방의 설치로 인해 형성된 습지로 그 면적이 약 1만6천㎡다. 이곳은 큰고니의 월동서식지일 뿐 아니라 흰뺨 검둥오리와 청둥오리들의 서식지라 대구에서 보기 드문 철새들의 자연학습장이기도 하다.

습지 서쪽에는 탐조대가 있다. 올겨울 방학 중인 자녀들이 있다면 이곳에 자연학습장으로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자연스럽게 백조들의 단체 유영을 볼 수도 있고 다양한 오리류들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혹여 큰고니들이 습지에 없더라도 걱정하지 말라 바로 옆의 금호강에 잠시 놀러 가 있을 수도 있다. 습지와 강둑의 경계선에 서면 금방 보인다. 다만 큰고니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조용히, 그리고 청결하게 탐조만 하는 것이 좋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큰고니들이 놀라서 다시는 찾아오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일이다.
글·사진=박태칠 시민기자 palgongsan72@kakao.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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