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따뜻한 뜨개옷 입었어요" 대구 봉무공원 가로수들의 겨울나기

  • 김점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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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10 09:49  |  수정 2023-01-11 08:46  |  발행일 2023-01-11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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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사랑봉사대 회원이 대구 봉무공원에서 가로수에 뜨개옷을 입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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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봉무공원 단산지 산책길 가로수들이 뜨개옷을 입고 있다.

지난 3일 대구 봉무공원관리소 입구에 들어서자 앙상한 나무에 뜨개옷을 입혀 포근함을 더해주는 가로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공원관리소 입구부터 나비누리관 앞까지 단산지 산책길 가로수가 겨울옷을 입었다.

이 뜨개옷은 대구 동구 자원봉사센터 소속 봉사단인 팔공사랑봉사대가 지난해 12월 초 공원 내 가로수 90그루에 설치했다. 겨울철 추위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고 병충해 예방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겨울옷 뜨개를 준비해 봉무공원 주변 나무에 겨울옷 입히는 '그래피티 니팅' 작업을 했다. 그래피티 니팅은 친환경 거리 예술로 거리의 나무에 뜨개옷을 입히는 활동을 말한다.

가로수 겨울옷 입히기 작업은 봉무공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봉무공원을 자주 찾는다는 조영옥(60·대구 동구 신암동)씨는 "겨울이면 앙상한 가로수가 거리를 황량하게 만들었는데 뜨개옷에 화사한 꽃을 장식해 밋밋함에 재미를 더한 예술 작품"이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봉무공원을 을 찾은 권영민 (58·대구 수성구 만촌동)씨는 "옷을 입은 나무를 보니 오히려 겨울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정성으로 나무 옷을 만들고 옷을 입히기까지 수고한 봉사자들 덕분에 공원길이 한껏 따뜻하고 화사해 보인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나무의 겨울옷으로 사용된 재료는 양말 제작 시 발생하는 의류 폐기물인 양말목을 활용했다. 이른바 '업싸이클링(재활용할 수 있는 옷이나 의류 소재 따위에 디자인과 활용성을 더하여 가치를 높이는 일)' 작품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나무 뜨개옷에는 "이 옷은 산업폐기물인 양말목을 새 활용하여 팔공사랑봉사대 봉사자분들이 제작하였습니다"라는 안내문도 부착했다.

박원광 팔공사랑봉사대 회장은 "산책하는 시민들이 겨울철 화사하게 변신한 나무를 보면서 따뜻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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