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서도 지구 한 바퀴…발로 뛰는 여행 시청자 잡았다

  • 윤용섭
  • |
  • 입력 2023-01-19 07:12  |  수정 2023-01-19 07:54  |  발행일 2023-01-19 제14면
여행 예능 프로그램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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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예능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팬데믹으로 빗장을 걸어 잠갔던 국가들이 속속 문호를 개방하면서 여행 예능·현지 로케이션 프로그램들이 등장한 것과 때를 같이한다. 오랜 시간 동료나 선후배로 같이 방송 활동을 했거나 가족인 출연자들이 '찰떡' 케미를 자랑하며 함께 여행을 떠나는 기본적인 형태는 물론 베테랑 여행 유튜버들의 '꿀팁' 전수나 해외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는 콘셉트까지 등장했다.

기존 여행 예능 틀에 얽매이지 않아
무계획 여정·출연진 감정변화 강조
해외 현지서 일해보며 사는 경험 등
연예인들 일상 담은 프로그램 인기

주요 방한국 외국인 3만여명 중 절반
3년 내 한국여행 의향 있다고 응답
해외에 韓 소개하는 콘텐츠도 관심


◆기존 여행 예능의 틀을 깨다

국내외 총 120개 도시를 아우르며 시청자들의 랜선 여행을 책임져 온 KBS2 '배틀트립'은 2년6개월 동안 새롭게 업데이트된 정보들을 갖고 시즌2로 돌아왔다. 지난해 10월 첫 방송 된 '배틀트립2'는 오랜만에 열린 하늘길을 가로질러 떠나는 해외여행은 물론 국내 곳곳의 보석 같은 여행지를 살뜰히 소개하며 시청자들의 잠든 여행 세포를 깨웠다. 스타들이 직접 발로 뛰어 만든 최적의 여행 코스와 실속 있는 여행 정보까지, 각각 다른 두 개의 여행기를 배틀 형식으로 풀어내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든다.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는 가방 하나 달랑 메고 무작정 남미로 떠난 기안84와 그를 위해 지구 반대편으로 달려온 찐형 이시언, 가성비 지향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의 현지 밀착 여행기를 담았다. 기존 여행 예능의 틀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 기안84 특유의 감정과 정서가 프로그램 깊숙이 배어있다. 남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 자유분방함에 헛웃음이 나오지만 스스로의 한계 앞에서 고민하고 고뇌하는 모습에는 깊은 공감과 응원을 보내게 된다. 빠니보틀의 꿀팁 정보를 공유하며 아마존의 관문 이키토스를 시작으로 우유니 사막까지, 총이동거리 3만8천943㎞의 여정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다.

여행지에서 연예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상반기 방영 예정인 tvN '니가 가라 시드니'는 부산 출신 4명이 호주 현지에서 일하며 살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배우 허성태, 이시언, 안보현, 그리고 여행 유튜버 곽튜브가 출연한다. 베테랑 여행 유튜버로 이름을 알린 곽튜브는 최근 웹 예능 '바퀴 달린 입'에서도 활약하며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멋지고 예쁜 장소들을 소개하던 기존 여행 예능의 틀을 깨고 여행지의 현지 감성을 있는 그대로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tvN '텐트 밖은 유럽'은 스페인 캠핑장을 무대로 시즌2로 돌아올 예정이고, 스타들의 현지 여행 고생담을 전하는 티빙 '두발로 티켓팅', 스타 가족의 예측불허 여행기를 그린 KBS2 '걸어서 환장 속으로'는 각각 20일과 22일 첫선을 보인다.

예능계의 '미다스의 손' 김태호 PD와 나영석 PD도 가세했다. 오는 2월 방영 예정인 ENA '부루마불 세계여행'은 주사위를 던져 지구 한 바퀴를 도는 보드게임 부루마불의 콘셉트를 차용했다. '무한도전'으로 리얼 버라이어티의 서막을 열었던 김태호 PD답게 최종 우승한 여행 유튜버에게 우승 혜택으로 우주여행을 상품으로 제시해 화제를 모은다. 빠니보틀과 곽튜브, 원지 등이 출연한다. 나영석 PD는 현지 적응 예능 '서진이네'를 내놓는다. '윤식당' 시리즈의 스핀오프 격으로 사장으로 승진한 이서진이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국의 패스트푸드'로 불리는 길거리 음식으로 도전장을 내민다. 기존 멤버인 정유미, 최우식, 박서준에 이어 방탄소년단 뷔가 출연한다.

◆'찐 한국 문화'를 즐기며 더 깊이 알고 사랑한다

한국관광공사의 '2021 잠재 방한여행객 조사'에 따르면, 주요 방한국 21개국에 거주하는 약 3만명의 외국인 중 절반 가까이가 향후 3년 내 한국을 여행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한국 방문의 이유로 '문화·체험 즐길 거리가 많아서'라는 답변이 15.1%로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 일환으로 한국을 해외에 소개하고 직접 방문해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 예능 '코리아 넘버원'은 유재석, 김연경, 이광수 3인이 한국의 넘버원 장인을 찾아가 전통 노동을 체험하고 그날의 넘버원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는다. 한옥 기와를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제와장부터 장 담그기, 한산모시 짜기, 나전칠기 등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 있는 의식주와 관련된 8가지 전통 노동을 다룬다. 넷플릭스는 "오랜 전통과 역사에 빛나는 한국의 문화적 내공을 조명하고, 앞으로도 한국만이 선보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세계인의 스크린에 수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섯 남자의 강원도 고성 여행을 담은 디즈니+ '인더숲'은 "우리가 가족인가, 왜 이렇게 잘 맞지?"라는 생각으로 모임 이름을 붙였다는 '우가팸'의 의미처럼 제법 긴 시간 동안 절친한 관계를 유지해 온 박서준, 박형식, 최우식, 뷔, 픽보이의 사적으로 끈끈한 여행 기록이다. 일상과 휴식 그 사이를 담은 여행이라는 테마에 맞춘 다섯 친구들의 찐친 케미가 담겼다. 그런가 하면 E채널·MBN이 공동 제작한 '방과 후 코리아: 수학여행'은 해외 10대 학생들이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와서 난생처음 '찐 한국 문화'를 만나고 즐기며 한국을 더 깊이 알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그동안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기를 다룬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해외 청소년들의 한국 방문이나 여행을 중점적으로 다룬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운 세대 공감 콘텐츠로도 기대를 모은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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