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영남일보 신춘문예 예심이 지난 10일 영남일보에서 열리고 있다. 심사위원들이 꼼꼼하게 원고를 읽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2026년도 영남일보 신춘문예에 총 3천730편(시·단편소설)의 작품이 접수돼 역대 최다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이는 지난해 3천243편보다 15% 증가한 규모다. 부문별로는 시 3천455편, 단편소설 275편으로 전년 대비 각각 450편, 37편 늘었다. 대구·경북은 물론, 서울·경기·인천·충남·전북 등 전국 각지에서 응모했고,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해외에서 보내온 작품도 많았다. 지원자 연령대는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했다.
지난 10일 진행된 영남일보 신춘문예 예심에서는 변희수 시인과 송현지 문학평론가가 시 부문을, 김진규·이경란 소설가가 단편소설 부문을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올해 응모작에 대해 다소 어두운 작품이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빈곤·가족사 등 삶의 비애를 다루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는 것. 예심 결과 본심에 오른 작품은 시 32편(10명), 단편소설 6편(6명)이다. 당선작은 이달 본심을 거쳐 2026년 영남일보 신년호에 발표될 예정이다.
2026 영남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예심이 지난 10일 영남일보에서 열리고 있다. 심사위원들이 꼼꼼하게 원고를 읽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시 부문 심사위원들은 신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는 패기를 강조했다. 변희수 시인은 "아날로그부터 디지털까지 자신의 서정성을 세계에 최대한 접목하고 확대하려는 작품이 많았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작품 곳곳에서 엿보이는 아카데믹한 훈련의 흔적은 믿음직스러우면서도 신인이라는 등용문에서 극복해야 할 부분으로 보였다"고 꼬집었다.
송현지 문학평론가는 "살아가는 일의 어려움을 전면에 내세우는 작품이 많았다"며 "타자에게 시선을 돌릴 여유조차 없이 자신의 생존을 생각해야 하는 현실에 대한 압박감이 생생히 전해졌다. 가족 역시 위안이 되기보다 미래에 대한 불안의 요소 중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2026 영남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 예심이 지난 10일 영남일보에서 열리고 있다. 심사위원들이 꼼꼼하게 원고를 읽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단편소설 예심은 '사유의 깊이'에 주안점을 두고 평가했다. 김진규 소설가는 "물질적, 정서적, 관계적 빈곤 등 8할의 작품에서 빈곤을 읽었다. 철학과 인문학을 바탕으로 깊은 사유를 보여준 작품에 경탄했다"며 "등단을 통한 직업 소설가의 삶이 궁극의 목표라면 신산한 가족사를 소재로 쓰는 건 재고하기를 조심스레 권한다"고 조언했다.
이경란 소설가도 "청년과 노년, 그 사이의 중년까지 세대 스펙트럼이 다양했다.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작품들도 세태를 반영했다"며 "각 세대의 고통이 겹쳐지면서 서로를 지탱하고 위안받는 작품이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간이란 고통과 희망, 그 간극에서 견디는 존재임을 새롭게 각성시키는 작품들에 점수를 줬다"고 했다.
지난 10일 열린 2026 영남일보 신춘문예 예심에서 심사위원들이 꼼꼼하게 원고를 읽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조현희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