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 종료, 12·3 계엄은 "친위쿠데타"
조은석 특검이 어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주어진 수사기한을 모두 마쳤다. 특검 출범 후 180일 만이다. 수사 개시 3주 만에 윤석열 전 대통령 신병 확보에 성공하고 총 27명을 기소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기한 및 수사인력 부족과 무리한 수사라는 비난 속에 손을 대다 만 의혹이 적지 않다. '미완(未完)의 특검'이라 불리는 이유다. 수사 이상으로 중요한 게 공소유지다. 내란 가담자들이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재판을 끝까지 잘 마무리하는 것까지가 내란 특검의 책무이다. 일벌백계가 가장 효능감 높은 역사적 징계다.
특검이 12·3 계엄의 성격을 '권력 독점과 유지를 위한 친위쿠데타'로 규정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군을 통해 국회 기능을 정지시키고 비상입법기구를 만드려 한 것은 1980년 신군부의 무도한 행태를 연상시킨다. 비정상적 군사작전을 통해 북 무력도발을 유인했다니 그 무모함에도 놀랄 따름이다. 그러나 대법·대검의 계엄 관여 정황은 확인 못했고, 삼청동 안가 회동도 혐의점 없다고 판단했다. 지귀연 판사에 대해서도 '무혐의' 불기소 처분으로 종결했다. 무속, 김건희 씨의 계엄 개입 흔적도 확인 못했다. 다만 '노상원 수첩 건' '심우정 전 검찰총장 건(경찰 국수본 이첩)' 등은 추가 수사 대상으로 남겨뒀다. 특검이 국수본으로 넘긴 사건이 34건이나 된다. '미완의 특검'이 남긴 과업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계엄을 바라보는 상이한 관점으로 엄청난 사회적 갈등 비용을 치르고 있다. 특검이 제한적이지만 일정한 답을 내놨다는 점에서 수사결과 발표의 의미가 작지 않다. 확정된 판결은 아니지만, 세간의 논란을 불식할 만한 기준점을 제시한 셈이다. 더 이상 '윤 어게인' 세력에 우리 정치가 요동쳐서도, 농락당해서도 안 된다.
―――――――――――――――――――――――――――――――――――――――――
◈ 통일교 수사…여당도 특검도 성역이어선 안된다
경찰이 '통일교 게이트'와 관련해 어제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본부를 비롯해 전재수 민주당 의원, 김건희 특검 사무실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통일교 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본격 수사다. 이번 수사는 여야 의원 모두 연루돼 파장이 크다. 김건희 특검은 통일교와 민주당 의원의 의혹에 대해서는 손놓고 있다가, 야당과 언론의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특검의 수사 범위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뒤늦게 경찰로 이첩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 그래서 경찰의 통일교 수사에는 특검의 '선택적 수사' 의혹도 포함돼야 한다.
경찰이 이번 수사를 통해 규명해야 할 것은 분명하다. 통일교 자금이 실제로 정치권에 흘러 들어갔는지, 그렇다면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다. 로비 정황이 있었는지를 추적하는 것은 기본이다. 동시에 특검이 특정 의혹을 의도적으로 외면했거나, 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수사 범위를 축소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분명히 물어야 한다.
정치권은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 여당은 '야당도 연루됐다'는 주장 뒤에 숨어서는 안된다. 민주당 인사에 대한 의혹부터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야당은 '정권의 정치 수사'라는 프레임으로 문제를 덮으려해서는 안된다. 여야 모두 사실로 드러난 비리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통일교 사건은 단순한 종교단체의 비리 의혹이 아니다. 정치자금의 투명성, 권력과 종교의 부적절한 결합, 그리고 수사기관의 공정성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경찰의 엄중하고 객관적인 수사가 필요하다.
―――――――――――――――――――――――――――――――――――――――――
◈대구 '금융자산 10억' 2만명이 의미하는 것은
대구지역의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이들이 2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10억원은 금융권에서 통상 '부자'로 분류하는 기준이다. 은행권에서는 대구에 전통적으로 부자가 많다고 적시한다. 반면 대구는 31년째 지역 내 1인당 총생산 전국 꼴찌란 오명을 쓰고 있다. 이런 상반된 통계에서 우리는 어떤 의미를 찾아내야 하는가.
전국의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부자(2025년. KB금융 경영연구소)는 총 47만6천여명이었고, 이 가운데 서울이 20만7천명, 경기가 10만7천명으로 66.2%를 차지했다. 부자들도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부산은 3만명을 돌파해 전국 비중이 6.4%였다. 대구 2만800명의 전국 비중은 4.3%이다. 대구의 인구 비중이 4.6%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 수준으로 평가된다.
대구는 전통적으로 소비도시로 지칭된다. 경이롭게도 소득 대비 소비지출율은 전국 최고이다. 꼴찌의 생산력에도 불구하고 도시가 굴러가는 이유이다. 섬유산업으로 대변되는 자산 축적의 역사도 대도시 구조를 지탱하는 배경이다. 통계적으로 잘 들어나지 않지만, 대구는 주변 위성도시에 공단이 집중 포진돼 대구의 자산과 소득을 일정수준 지탱해주는 요인으로 추정된다. 구미를 비롯 경산 칠곡 성주 등지의 공단에 중소·중견기업이 자리하고, 이들 경영주의 상당수가 대구에 거주한다. 경북은 생산과 근로소득에서 대구를 크게 앞선다.
결국 주변 위성도시와 대구는 서로 공존하는 구조이다. 문제는 청년층 유출을 막을 양질의 일자리이다. 대구는 근로자 급여액(2023년도 3천723만)이 6대 광역시 중 가장 낮다. 1등인 울산(4천960만원)과의 격차도 크다. 결국 대구를 중심으로 한 도시문화의 질 향상, 교육·의료시설의 확장과 수준을 유지하는 것 또한 대구란 대도시의 바퀴를 굴러가게 하는 것이란 결론에 도달한다.
논설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