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지방세 납부 120억대 추락…포항시 재정 비상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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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18 22:41  |  발행일 2026-03-18
4년 새 70% 오른 전기료
제조 원가 급등, 영업익 하락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 공세
미국 고관세 장벽 수출에 타격
세구 급감에 포항시 재정 비상
포항시 법인지방소득세 징수현황 및 포스코 납부액 추이.<AI 생성>

포항시 법인지방소득세 징수현황 및 포스코 납부액 추이.<AI 생성>

포항 경제의 중추인 포스코의 지방세 납부액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며 포항시 재정 운용에 사상 초유의 비상등이 켜졌다. 이러한 실적 악화의 배경에는 겹겹이 쌓인 대외적 악재와 뼈아픈 내부 비용 상승이 자리 잡고 있다.


18일 영남일보 취재에 따르면, 포항시 법인지방소득세 징수액은 2021년 461억 원에서 철강 호황기였던 2022년 1천490억 원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실적 악화가 반영되며 2023년 767억 원, 2024년 579억 원, 2025년 571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포스코의 지방세 납부액은 2021년 380억 원에서 2022년 1천71억 원으로 급등했으나, 2023년에는 171억 원으로 수직 낙하했다. 2024년과 2025년 납부액은 포항시의 정보 공개 거부로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지만, 행정 및 산업계 안팎에서는 약 120억 원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실제 포스코(별도 기준)의 영업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23년 171억 원의 지방세를 납부할 당시의 기준이 된 2022년 영업이익은 2천295억 원이었다. 문제는 그 이후다. 2023년 영업이익은 2천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9.2% 감소했으며, 2024년 영업이익은 1천473억 원으로 2022년 대비 무려 35.8%나 급감했다. 지방세는 법인 소득에 비례하여 산출되므로, 영업이익이 1천400억 원대까지 내려앉은 상황에서 2025년도 납부액이 120억 원 안팎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은 지극히 타당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먼저 외부적인 요인을 살펴보면, 글로벌 철강 시장의 유례없는 위기가 포스코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 내수 경기 침체로 밀려 나온 저가 철강 물량이 글로벌 시장 가격을 파괴했으며, 미·중 무역 갈등은 핵심 수출 판로를 위축시켰다. 특히 2025년 현실화된 미국의 철강 고관세 정책은 수익성이 높은 북미 수출길에 거대한 장벽을 세우며 보호무역주의의 파고를 높였다. 글로벌 시황 악화와 더불어 전 세계적인 공급 과잉 구조가 포스코의 발목을 잡은 형국이다.


여기에 더해, 실적 악화의 가장 치명적인 내부 요인은 급등한 에너지 비용이다. 포스코홀딩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의 전력용수료는 2020년 2천300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5년에는 6천800억 원으로 약 3배 가까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2년부터 현재까지 산업용 전기요금이 70% 가까이 인상되면서 고정비 부담은 임계치를 넘어섰다. 원재료 가격 상승분은 제품가에 일부 반영이 가능하지만, 이처럼 단기간에 급등한 전력 비용은 고스란히 기업 이익을 깎아먹는 '원가 쇼크'로 작용했다.


결국 외부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에 갇히고, 내부적으로는 전기료 폭탄에 치이는 '사면초가'의 위기가 포스코의 영업이익을 잠식하며 지방세 납부액을 전성기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시킨 핵심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의 세수 기여도가 급락하면서 지역 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포항 지역의 한 경제인은 "포스코가 지불하는 전력비가 4년 만에 3배나 늘어났는데, 기업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결국 지역 세수가 마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포항시 가용 재원의 상당 부분이 포스코의 이익에서 나오는데, 지금과 같은 세수 급락은 시의 복지와 SOC 사업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지역 상공인은 "정부 차원의 산업용 전기료 인하 검토와 함께 포항시의 세원 다변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포항 경제 체질 개선의 마지막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포항시 법인지방소득세가 2022년 1천490억 원에서 2025년 571억 원으로 급락한 것은 특정 산업에 편중된 재정 구조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포항시는 신성장 산업을 조기에 안착시켜 포스코에만 의존하는 재정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하며, 기업의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행정적 뒷받침을 통해 무너진 세수 기반을 재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법인지방소득세=법인의 소득에 대해 지자체에 납부하는 독립세로, 기업의 이익 규모에 따라 납부액이 결정된다. 포스코와 같은 대규모 사업장의 실적 악화는 곧바로 지자체의 가용 재원 감소로 이어져 지역 공공 서비스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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