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 미분양 줄어도 입주는 막혀, 대구 아파트 잔금 부담 현실화

  •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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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17 22:48  |  발행일 2026-03-17
미분양 감소에도 준공 후 미분양 증가, 대출·매각 지연에 입주 차질
기존 주택 거래 위축·대출 한도 축소 영향, 입주 예정자 부담 확대
대구지역 아파트 단지 모습.<영남일보DB>

대구지역 아파트 단지 모습.<영남일보DB>

대구 지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선 분양 계약 이후 실제 입주로 이어지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2026년 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대구 지역 전체 미분양은 5천432가구로 전월 대비 530가구(-8.9%), 전년 동월 대비 3천375가구가(-38.3%) 각각 감소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준공 후 미분양은 3천156가구로 전월 대비 146가구 증가(4.9%)했다. 미분양 감소 흐름과 달리 실제 입주 단계에선 부담이 오히려 커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달서구 1천세대 규모 아파트 단지의 경우 업계에선 분양률이 50% 안팎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자보수가 마무리되고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실제 입주율은 이에 크게 못 미치는 30%대로 전망됐다. 계약은 이뤄졌지만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를 미루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기존 주택 매각 지연과 대출 여건 악화가 겹치면서 입주를 미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다. 해당 단지 입주 예정자는 "분양률이 낮다 보니 은행에서 대출 한도를 낮추거나 금리를 높게 적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지금으로선 입주가 어렵고 계약 해지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일부 수분양자들은 잔금 부담을 이유로 입주 지정기간 연장, 잔금 납부 유예, 분양가 조정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서구청도 해당 단지와 관련된 민원이 접수돼 시행사에 입장을 묻겠다고 전했다.


건축과 박범준 주무관은 "사유제산으로 구청이 직접적으로 개입할 여지는 많지 않다"며 "접수된 민원을 바탕으로 시행사에 공식 입장을 묻는 공문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 주체 측은 말을 아꼈다. 해당 단지 시행사 마케팅 팀 관계자는 "입주자 요구를 수렴,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구체적인 답변이 어렵다"고 했다.


대구 아파트 시장 입주난 <이미지(김현목)=생성형 AI>

대구 아파트 시장 '입주난' <이미지(김현목)=생성형 AI>

핵심은 잔금 마련이다. 중도금 대출과 달리 잔금 대출은 개인 소득과 신용에 따라 한도가 결정되는 구조다. 잔금 부담은 수분양자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 기존 주택을 제때 처분하지 못하거나 대출 한도가 부족할 경우 입주 자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투자 수요 이탈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분양 당시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계약에 나섰던 일부 수요자들이 시장 침체로 수익 실현이 어려워지면서 입주를 미루거나 계약 해지를 검토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계약 구조상 해지 역시 쉽지 않다. 중도금이 집행된 이후엔 공급자와 수분양자 간 합의가 없는 한 계약 해지가 사실상 어렵다. 업계에선 시행사 역시 금융비용과 사업 구조상 분양가 인하나 대규모 유예 조치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미분양이 쌓이면서 시행사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처지로 대처할 여건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특정 단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구 지역 전반에서 기존 주택 거래가 위축되면서 신규 분양 잔금 마련이 어려워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각 단지별 입주 시점부터 문제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입주예정자도, 시행사·시공사 모두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구조조정형 부동산투자신탁(CR리츠)이나 할인 분양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미입주 물량을 빨리 해소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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