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생업과 학업으로 서로에게 소홀했던 시간...감사 가득했던 모녀의 제주여행

  • 이준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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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1-24 14:18  |  수정 2023-01-25 07:56  |  발행일 2023-01-25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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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포레스트에서의 김호순 전 대구가족상담센터 부소장과 딸 예원씨.

김호순 전 대구 가족 상담 센터 부소장은 안정적 가정이 사회에서 건강한 생활과 성장할 밑거름이라 생각한다. 김 전 소장은 최근 수도권에서 일하는 딸 차예원씨와 제주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출장으로 이곳저곳 다녀봤지만 오롯이 휴식을 위한 이번 여행은 모녀에게 특별했다. 인터뷰 내내 모녀의 웃음이 여행의 길목들을 되짚었다.

엄마가 여행을 가자며 들들 볶는 이유를 예원씨는 몰랐다.

초등학교 시절 예원씨는 경남 고성으로 걸스카우트 모녀 캠프를 갔다. 그때 심신 단련 훈련때 한 발도 못 뗀 딸은 이미 어른이 돼 있었다.

제주 여행 준비는 예원씨가 도맡았다. 항공권 예약부터 차량렌트와 숙박은 물론, 먹고 마실 것까지 김 전 소장의 취향대로 준비했다. 15년간 가족상담사로 일한 김 전 부소장에 대한 존경과 노고에 대한 선물과 같았다.

모녀는 협재 해수욕장, 동백 포레스트, 산방산 탄산온천, 감귤농장 등에 다녀왔다. 김 전 부소장은 "바다 아래 산호초가 가을 단풍에 버금갈 정도였다. 바닷물의 온도는 육지보다 한 계절 느려 가을처럼 따뜻했다"고 했다.

평생 물방울만 그린 화가 김창열 박물관도 모녀가 꼽은 핫플레이스다. 박물관에 간 날 마침 비가 와 분위기가 오묘했다. 물에 대한 이미지는 김 전 소장에게 자궁·생명·인간에 대한 이로움 등의 생각을 가져다줬다. 그는 김 작가의 그림을 보고 생명성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시시각각 소녀처럼 기뻐하는 엄마의 모습이 예원씨는 어색했다. 그러나 참 행복했다. 평소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있었다. 예원씨는 "상담일을 하는 엄마가 남들보다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랐다"며 "지나고보니 엄마의 수고로움 덕분에 나와 가족이 더 건강한 가정의 울타리 안에 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주말도 없이 일하는 엄마를 보며 안타까웠다. 이제 잠시 쉰다는 말에 안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김 전 소장은 "삶을 더 길게 멀리 보며 새롭게 디자인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 모두 여행의 매순간 감사를 느꼈다. 각자 생업과 학업으로 서로에게 소홀했던 시간이었지만, 모녀는 더 단단한 모습으로 각자의 길을 갈 수 있음에 감사했다.

이준희 시민기자 ljoonh1125@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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