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0세 이상 대중교통 무임승차, 하려면 제대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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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09  |  수정 2023-02-09 06:40  |  발행일 2023-02-09 제23면

대구시가 6월 말부터 70세 이상 노인들이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를 통합해 무료 이용토록 한다. 단 도시철도는 무상 이용 연령을 65세를 기점으로 해마다 한 살씩 올리고, 시내버스는 74세부터 한 살씩 낮추는 단계적 적용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5년 후면 도시철도·시내버스 모두 무상 이용 연령이 70세로 통일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SNS에서 관련 계획을 언급한 이후 지원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대구시가 지난 7일 내놓은 초안을 보면, 고심을 거듭한 흔적이 역력하다. '연령별 단계적 적용'은 현 도시철도 무임승차객인 65~69세 노인의 급격한 혜택 상실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함이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시 관계자가 설명했듯이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간 환승 때 일부 연령대의 무료 환승이 불가한 경우가 생긴다. 단계적 적용일지라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이 당분간 생길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그 가운데서도 한 푼이 아쉬운 '빈곤 노인층'은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전면적이든, 단계적이든 연령 기준 상향이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닌 이유다.

시민의 목소리는 엇갈린다. "저소득 노인에게만 혜택을" "도시철도공사 직원 임금부터 깎는 게 우선" "노인 인구가 많아지니 무임 연령 상향은 어쩔 수 없어" "지하철을 이용해 생계 현장에 나서는 가난한 노인에겐 직격탄" "정년부터 먼저 연장해주는 게 순서" "출퇴근 시간 땐 유료, 그 외는 무료 또는 50% 할인". 대구시는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 달 중 최종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다양한 의견 모두에 귀 기울여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해주길 바란다. 이왕 한다면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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