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유기동물 사랑으로 감싸는 가족 "사랑과 노력으로 치유해야"

  • 이준희 시민기자
  • |
  • 입력 2023-02-14 15:53  |  수정 2023-02-15 08:52  |  발행일 2023-02-14
달서구 박성신씨·어머니 김명숙씨
유기동물에 사랑 전하며 '반려'
KakaoTalk_20230214_095449066_01
박성신씨가 입양한 반려견 '쁘띠'의 입양 전 모습. 박성신씨 제공
KakaoTalk_20230214_095449066_02
박성신씨가 입양한 반려견 '쁘띠'의 입양 후 모습. 박성신씨 제공

주인 잃은 개와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와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사랑과 온기가 가득한 가정에 다리를 놓아주는 가족이 있다.

박성신(42·대구 달서구)씨는 학창시절부터 개·고양이를 좋아했다. 12년 동안 애지중지 키운 반려견 사랑이가 세상을 떠나자 '펫로스(pet-loss)증후군'을 심하게 앓았다.

펫로스증후군은 반려동물이 사고나 도난 등으로 잃게 될 때부터 상실감을 계기로 일어나는 질환 및 심신 상태를 말한다.

박씨는 사랑이와 닮은 반려견을 찾으려고 유기동물 입양 사이트 등을 찾아보고 방문하게 된 유기견 보호소에서 반려동물유기와 안락사에 대해 알게 됐다. 박씨는 여태껏 알던 보호소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에 놀랐다. 유기 동물들이 보호소에 있어도 입양 공고가 나간 후 2주가 지나면 대부분 안락사를 시킨다는 것이다. 인간의 무책임으로 버려지고 열악한 환경으로 동물 중 또 다른 사랑이를 찾으려는 건 자신의 욕심임을 알았다.

박씨가 유기동물을 처음 마주했을 때 '유기동물은 죄가 없다'는 생각을 먼저 한다. 공격적인 유기동물은 학대당하고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던 기억 탓에 자기보호를 위한 방어라는 것이다. 박씨는 "반려 동물을 키우려면 산책이나 간식 등 신경 써야 할 일이 많다. 그러나 반려동물의 특성을 이해하면서 지내면 행복하고 위로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유기견과 버려진 고양이를 발견하면 건강검진은 물론 대소변 가리기·산책 훈련 등 기본적 실내 생활을 경험하면 입양 가기가 더 쉬워진다.

박씨의 동물 사랑은 가족에게도 퍼져 있다. 박씨의 어머니인 김명숙씨는 지난 동짓날을 잊지 못한다. 여느 때처럼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데 구석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고양이가 눈에 띄었다. 추위를 막아 줄 담요를 가져오는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고 했다. 그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오고 싶어 박씨에게 전화했다. 상의 끝에 결국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왔다. 박씨는 "어머니의 마음은 알지만 보호 능력, 거주 환경 등 사람의 입장이 아닌 동물의 입장에서의 판단이 필요해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박씨와 어머니는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온 후 건강검진을 시작으로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

박씨는 "유기동물들을 발견했을 때 유기견 구조단체에 연락하거나 병원에서 건강 상태 확인이 필수"라며 "유기동물을 치유하는 것은 사람의 애정과 노력이 그들 삶으로 스며들고 그것들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 김씨는 "유기동물들이 지금도 아른거린다. 쾌적한 곳에서 아픈 동물들이 치유받고 행복하게 살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준희 시민기자 ljoonh1125@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