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재능으로 똘똘 뭉친 '환상의 국제결혼 부부'

  • 이원욱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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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2-21 14:19  |  수정 2023-02-22 08:04  |  발행일 2023-02-22 제12면
남편은 기타, 아내는 영어로 영어 노래 지도
한국 남편 "이상형에 가까웠다"
필리핀 아내 "남편이 도와줘 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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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홍씨 부부가 박씨가 운영하는 기타 교습소에서 다정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구 달서구에서 기타 교습소를 운영하는 박재홍(55)씨는 바로 옆집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아내가 든든한 지원군이자 동업자이다. 박 씨가 연주하는 기타 소리에 맞춰 아내가 아이들에게 영어 노래를 지도하는 것이다.

이들 부부는 10여 년 전 펜팔(편지를 주고받으며 사귀는 친구)로 만나 결혼으로 이어진 국제결혼 부부. 필리핀에 있는 아내 마팔로 레이야(Mapalo Lhea, 36) 씨를 만나러 박 씨가 직접 가면서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박씨는 "생각하는 거나 가치관이 나와 많이 비슷해 나라와 자라온 문화가 달라도 큰 문제가 없겠다 싶었다"며 "실제로 만났을 때 본 외모도 제 이상형에 가까웠다"라고 웃었다.

결혼을 결심하고 한국으로 온 마팔로 레이야 씨는 남편과 다문화 센터의 도움을 받아 한국어를 배우고 적응해 나갔고 현재는 아이 한 명과 함께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마팔로 레이야씨는 "한국에 들어와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소통의 어려움이었는데 그럴 때마다 남편이 큰 힘이 됐다. 지금도 바로 옆에 있으면서 어려운 게 있으면 많이 도와준다"라고 말했다.

레이야 씨는 한국에 오기 전 필리핀에서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했다. 실용음악을 가르치던 남편과 필리핀 마닐라에서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하던 아내는 각자가 가진 재능을 살려 함께 일하기로 한 것이다. 이들 부부는 "영어와 기타를 함께 가르치면 좋겠다 싶어 생각해낸 게 영어 노래 지도"라며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무엇보다 아내와 함께 일할 수 있는 부분이 가장 좋다"라고 했다.

서로를 최고의 버팀목이자 지원군이라고 하는 이들 부부는 아내가 한국에 처음 들어와 이주 생활을 시작할 때를 회상하며 "자칫 외로울 수 있는 적응 기간에 한국인 배우자의 도움이 아주 절실하고 중요하다"라며 "앞으로는 다문화 가정을 도울 수 있는 일을 하면서도 지금처럼 서로 함께 일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글·사진=이원욱 시민기자 judge5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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