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강사 선생이 69세라고요?...웰니스운동에 어르신들이 몰리는 이유는

  • 조경희 시민기자
  • |
  • 입력 2023-03-06 14:43  |  수정 2023-03-15 08:00  |  발행일 2023-03-15 제21면
김연홍씨 독창적 운동법 개발
대구 함지복지관 등서 강좌
어르신들 감각운동 배움 열기
2023030601000168700006661
지난 2일 대구 북구 함지복지관 강당에서 김연홍 웰니스 지도사의 시범에 따라 40여 명의 어르신이 동작을 따라하고 있다.


"뛰지 마세요. 서두르지 마세요. 잘하려고도 하지 마세요. 보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게 운동입니다. 감각이 둔한 부분을 되살려야 운동이 됩니다. 둔한 부분을 되살리려면 못 하는 게 정상입니다. 이 운동을 잘하면 치매 예방이 됩니다."

지난 2일 대구 북구 함지복지관(관장김창환) 강당. 웰니스(Wellness) 지도사 김연홍(여·복현동)씨가 시범을 보이자 어르신 40여 명이 집중하며 동작을 따라하고 있었다. 웰니스는 '웰빙(Well-being)'과 '피트니스(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의 균형 잡힌 상태이며, 이를 추구하는 전반적인 활동이다. 김씨는 이러한 관점에서 새로운 운동을 고안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형태적인 동작이 아니라 서두르지 않으면서 멈추지 않는 감각적인 운동이다.

놀라운 사실은 웰니스 지도사 김씨의 나이가 69세라는 점이다. 반듯한 체형 때문인지 그는 노년의 삶이 즐겁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그의 웰니스 강좌는 어르신에게 인기 만점이다. 함지노인복지관·태전동사무소·대불노인복지관·대현동사무소 등 하루도 비는 날이 없을 만큼 그의 강좌 일정이 빡빡한 이유를 짐작케 했다. 수강생이 100명 정도 되는 곳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집중하게 만드는 그의 능력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20대 때 어쩌다 3개월 만에 에어로빅 강사가 됐다는 김씨는 세계체조연맹 국제심판 자격증을 비롯해 에어로빅·안무가·댄스스포츠·요가 등 각종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씨는 50대 초반 덴마크로 연수를 떠났다가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다. 그는 "코펜하겐에서 기차를 탔는데 차창 밖 덴마크인의 모습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무게감도 있고 아름답고 우아하고 품위도 있었다"며 "특히 노년의 기품 있는 분위기는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의아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그는 "목적지인 체조 행사장에서 어린이부터 어르신의 율동하는 모습을 본 후 무릎을 쳤다"고 했다. 덴마크 사람들의 부드럽고 다이내믹한 체조 동작은 오랜 세월 스포츠인으로 생활했던 김씨에게 새로운 영감을 줬다. 그렇게 해서 개발한 게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심신이 함께하는 웰니스 운동이다. 

김씨는 '강력한 지도자'로 소문이 났다. 김씨에 대한 어르신들의 평가는 '무섭다'와 '잘 가르친다' 두 가지로 나뉜다. 춤추듯이 하는 줄 알고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이도 많았다. 김씨는 "운동은 평생 하는 것이다. 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몸의 감각을 기르는 것이다. 운동은 과학이며 고도의 집중력과 신체의 균형감각을 기르는 것이다. 춤이 아니다"며 강좌에 들어가기 전 단단히 쐐기를 박아 놓곤 한다.

웰니스 운동은 초기에 큰 호응을 얻지 못하다가 코로나사태 이후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김씨는 "사람한테는 기가 있다.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균형감각이 저절로 생긴다"며 "나이에 맞춰 강도를 조절해 지도하는데 내가 아는 것이니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80까지는 자신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조경희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