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보리 밟으며 풍년 기원' 성주수륜초등 학생들의 뜻깊은 체험

  • 김점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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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28 14:16  |  수정 2023-03-29 09:16  |  발행일 2023-03-28
보리밟기는 해동기 대표적 작업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영농법
보리밟기
지난 6일 성주 농촌체험학습장에서 성주 수륜초등 학생들이 보리밟기 체험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성주 수륜농협 제공>

이달초 경북 성주 수륜농협은 농촌체험학습장에서 수륜면 '흥소리 풍물패(회장 이정훈)'의 신명 나는 공연을 시작으로 보리밟기 체험 행사가 열렸다.

보리밟기는 해동기의 대표적인 작업이다. 추운 겨울 날씨에 보리밭이 얼어서 부풀어 오른 땅에 뿌리를 밀착시켜 주고 너무 따뜻해 보리가 웃자라는 것을 막음으로써 보리의 성장을 돕는 일이다. 보리가 많은 결실을 맺도록 도와주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영농방법이다.

3천300㎡의 보리밭에서 진행된 보리밟기 체험에는 성주 수륜초등 전교생 41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보리밟기 체험을 통해 추운 겨울을 이겨낸 보리의 강한 생명력과 선조들의 지혜를 배우며 농업의 소중함도 알게 되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풍물패가 '農者天下之大本(농자천하지대본·농사는 천하의 가장 큰 근본이 되는 중요한 일)' 이라고 쓰인 풍물패 만장기를 앞세우고 보리밟기 행사의 흥겨움을 돋우며 앞장섰다. 학생들은 그 뒤를 따르며 보리밟기 체험을 함께했다. 학생들은 손에 손을 잡고 종종 걸음으로 보리를 밟아줬다.

처음 학생들은 선뜻 보리를 밟지 못했다. '보리가 다치면 어쩌지'라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다. 나중에는 풍물패의 장단에 맞춰 콧노래를 부르며 덩실덩실 어깨춤까지 췄다. 화려한 색상의 대형 바람개비와 허수아비도 스치는 바람결에도 몸을 맡겼다. 행사는 축제가 됐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내내 이어졌다.

"보리야 보리야 튼튼하게 자라라. 내가 밟은 보리가 더 잘 자랄 거야." 여기저기서 들리는 아이들 웃음소리와 풍물 소리가 들녘으로 퍼진다.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와 사랑을 듬뿍 받은 보리는 따스한 봄 햇살을 받아 풍년을 약속한다.

보리밟기 체험에 참여한 학생들은 "조상들의 지혜가 참 신기하다. 풍물놀이의 흥겨운 장단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풍년을 기원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수륜농협 박현수 조합장은 "농촌체험학습장에는 양파, 콩, 벼, 보리 등의 작물을 번갈아 재배한다. 다양한 체험으로 농촌을 홍보할 예정이다. 따뜻한 5월이 되면 청보리밭은 싱그러운 녹색 물결을 선사해 관광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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