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항암제로 알츠하이머병 치료한다"…한국뇌연구원 퇴행성 뇌질환 신약 가능성 발견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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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21 12:56  |  수정 2023-03-22 08:41  |  발행일 2023-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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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뇌연구원 퇴행성뇌질환 연구그룹 허향숙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21일 Cdk4/6 저해제 아베마시클립 (abemaciclib)의 알츠하이머병증 다중 조절 효능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한국뇌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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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향숙 박사. 한국뇌연구원 제공

유방암 치료제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활용할 가능성이 열려 기대를 모은다.

한국뇌연구원은 21일 퇴행성 뇌질환 연구그룹 허향숙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유방암 치료제로 쓰이는 약물 아베마시클립 메실레이트가 세포주기 조절 등에 관련된 유전자인 'CDK4/6'를 제어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아베마시클립 메실레이트는 세포 주기를 조절해 유방암 세포 증식을 막는 데 쓰이는 표적 항암제다. 연구팀은 아베마시클립을 투입한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에서 신경세포 수상돌기 형성을 촉진하고 단기 기억과 인식 기억을 회복시키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관련된 아밀로이드, 타우를 과발현시킨 치매 동물모델에 해당 약물을 투여했더니 타우 인산화효소 등 특정 유전자 발현을 조절해 뇌염증과 아밀로이드병증, 타우병증 등을 억제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아베마시클립은 뇌염증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 발현을 막아내기도 했다. 연구팀이 아밀로이드베타 또는 LPS(모델 동물에 인위적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약물)를 사용해 신경교세포 과활성을 조절할 때 아베마시클립을 사용하자 신호전달 체계를 저해해 이 같은 효과를 얻어냈다.

연구를 주도한 허향숙 박사는 신약 재창출 기술 및 저분자 기반 치매 치료제 개발, 치매 관련 유전자가 시냅스에 미치는 영향 분석 및 분자기전 연구 등 퇴행성뇌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뤄왔다. 제1 저자로 참여한 이현주 박사 역시 신약 재창출 기술 기반 신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등 알츠하이머병을 정복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파마콜로지컬 리서치(Pharmacological Research)'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연구팀은 향후 아베마시클립 실용화 및 산업화 연구에 나설 예정이다.

허향숙 박사는 "항암제인 아베마시클립이 대표적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앞으로 아베마시클립을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활용하는 임상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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