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몰라도 재밌을걸? 꼴찌들의 반란 '극장가 덩크슛'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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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30 08:09  |  수정 2023-03-30 08:37  |  발행일 2023-03-30 제17면
■ 장항준 감독 6년만의 신작 '리바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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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 '라디오를 켜라' 등 화제작으로 팬덤을 형성한 장항준〈사진〉 감독이 6년 만에 신작 영화 '리바운드'를 냈다. 아내인 김은희 작가가 각색자로 참여한 영화는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기적 같은 실화를 모티브로 만들었다. 전국 꼴찌 실력의 농구부원들이 온갖 악재를 무릅쓰고, 협회장기 전국대회 결승전에 오른 감동적 스토리를 극화했다.

전국 꼴찌 농구부의 기적 실화
투자 무산 극복 11년만에 개봉
영화 내용처럼 '리바운드' 이뤄

장 감독 "유작될까 쫄았던 작품
젊은 층에 위안·공감 전하고파"


영화는 지난 28일 열린 기자시사회에서 재미와 감동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실화가 주는 리얼리티에 스포츠 영화 특유의 역동감이 더해져 흥미진진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장항준식 유머 코드에 인간승리의 진한 감동이 어우러져 4월 극장가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반면 부산 배경의 영화임에도 어색한 사투리 연기 등은 아쉬움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기자들을 만난 장 감독은 "연출을 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는 일반 대중까지도 영화를 재밌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대학 시절의 경험담을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장 감독은 "대학교 1학년 때 학교 자료실 영화를 다 보고, 일본문화원에 신청해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영화를 봤다. 당시 프랑스어 자막이어서 내용을 이해할 순 없었지만 감독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인물이 가진 서사의 힘이 있어 가능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포츠영화 특성상 이야기의 극적 전개를 높이기 위해 중계진을 적극 활용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장 감독은 "관객이 따라가야 하는 지점, 선수들과의 감정이입 등을 위해서 해설위원과 캐스터를 적극 활용했다. 두 분이 실제 농구 해설과 중계를 하는 분들인데 현장감 있는 멘트나 진행을 통해서 농구라는 종목과 상황을 이해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는 기획부터 극장에 걸리기까지 무려 11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다.

장 감독은 "제가 원래 영화를 개봉할 때 좀처럼 '쫄지' 않는 성격이다. 요번에는 이번이 유작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가슴 졸였다. (돌아보면) 국내 영화계에서 제 나이 또래 감독 중 극소수만 살아남았다. 투자받기도 굉장히 힘들다. 이 작품 말고 유작은 그 다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어려웠던 제작과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사실 영화는 제작과정에서 한 차례 무산될 위기가 있었다. 스태프를 꾸리고 공개 오디션을 해 배우 캐스팅까지 마친 상황에서 투자가 물거품이 됐다.

다 끝났다고 생각할 무렵 오뚝이처럼 재기했다. 다시 투자를 끌어내 '리바운드'된 것이다.

장 감독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 '드림' 등 최근 잇따르는 스포츠 영화 속에서 영화 '리바운드'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지금 살아가는 한국의 젊은이에게 본인의 감정을 투영하고, 공감대를 불어넣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엘리트 선수에게 가려서 오늘이 마지막, 내일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선수들의 아름다운 반전을 통해서 젊은이들이 조금이나마 위안과 공감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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