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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택시가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 위를 날고 있다. 수성구는 도심항공교통의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수성구 제공〉 |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의 영역이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2025년 도심 지역을 항공 운행하는 도심항공교통(UAM : Urban Air Mobility)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는 '미래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지난해 9월 공개했다. 머지않은 장래에 공상과학 영화 속 장면이 현실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전국 모든 기초·광역지자체를 통틀어 대구 수성구만큼 UAM에 진심인 곳도 없다. 이미 2020년 11월 전국 지방 도시 가운데는 최초로 수성못에서 UAM 서비스를 실증했으며, 버티허브 등 관련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하늘을 나는 피자
지난 2일 오후 2시55분쯤 대구 수성구 수성못 야외무대. "이륙!"이란 소리와 함께 피자·치킨·콜라 등이 담긴 철제 박스를 단 드론이 모습을 드러냈다. 상공 40m까지 솟아오른 드론은 왕복 4차선 도로를 건너 수성못 위쪽으로 진입한 뒤, 야외무대에 마련된 임시 이·착륙장에 착륙했다. 따뜻한 피자·치킨을 배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3분 안팎이었다. 배달비는 일반 오토바이 배달과 동일한 2천원.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피자·치킨이 하늘을 날아 배달되는 특별함에 연인, 가족 단위 주문예약이 끊이지 않았다.
수성구는 지난달 도미노피자와 '드론배송 서비스'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달부터 6월25일까지 매주 주말 오후 1~6시에 30분 단위로 11회만 드론 배달 예약을 받는다. 도미노 피자가 세종시와 제주도 해변 등에서 드론 피자 배달을 시험한 적은 있으나, 인파가 많은 유원지에선 수성못이 처음이다.
구립도서관, 내달부터 드론 활용한 서비스
주요 권역별로 UAM 노선…랜드마크 운송
5군지사 등 군부대 이전 후적지 '버티 허브'
이착륙 포트·관제, 쇼핑·의료 복합시설 조성
수성구엔 '하늘을 나는 피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다음 달부터는 드론을 이용한 구립도서관 책 반납 서비스도 실시한다. 번거롭게 도서관을 찾을 필요 없이 책 반납이 가능해져 벌써 구민들의 기대가 적지 않다.
드론을 이용한 각종 배달 서비스가 상용화할 경우 배달 시간·인건비 등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수성구의 '하늘을 나는 서비스'에 드론 업계뿐 아니라 유통, 서비스 업계 등이 주목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수성구는 이러한 서비스들이 향후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실용화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UAM 타고 날아오르기 위해
정부는 UAM 서비스를 시내버스와 유사한 방식으로 특정 노선 운행 방식을 도입하고, 앞으로 구역 운행(택시 유사) 방식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내년까지는 주요 권역별로 UAM노선계획을 마련해 주요 노선부터 서비스를 개시하는 게 목표다.
기체 개발 수준의 발전과 대상지 여건에 따라 관광형·광역형 등으로 서비스 유형도 다각화된다. 도심지인 수성구는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한 '관광형 드론'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의 투어버스·택시 등과 유사한 형태로 수성구의 대표적 관광지인 수성못과 범어네거리, 용지봉 등을 오가는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성구는 올해 수성못~용지봉 헬리패드(3.6㎞) 간 UAM 운송서비스 등을 비롯한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은 이미 2020년 정부 UAM 실증 계획단계부터 구상된 것이다. 수성구를 넘어서 대구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수성못과 전망대·해맞이 명소인 용지봉과의 운송 서비스는 당장에는 물류 수송 기능을 하겠지만, 향후엔 '케이블카'를 대체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드론을 활용한 서비스는 환경 훼손 논란으로부터도 자유롭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 기존에 조성된 헬리패드를 활용하기 때문에 추가 개발에 필요한 재원도 없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되면 장애인·고령자 등도 보다 더 편리하게 산에 오를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수성구는 2021년 국토부 '드론실증도시'로 선정돼 드론을 활용한 산불 감시·소화탄 진화 등을 진행한 바 있다. 또 2019년부터는 수성빛축제에서 드론을 활용한 군집 아트쇼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수성구 내 군부대 3개소 통합 이전 후 5군지사 후적지를 UAM 허브(버티포트)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미래교통의 거점이 될 수성구
수성구가 미래교통의 거점이 되기 위해선 현재 추진 중인 5군지사 등 수성구 내 군부대 이전이 선결돼야 할 조건이다. 이미 경북 5개 시·군에서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군부대 이전이 곧 현실화할 것으로 보고 수성구는 후적지 개발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 가운데 5군지사 후적지의 경우엔 수요·접근성·지리적 여건 등을 고려했을 땐 미래교통(UAM) 거점인 버티허브로서 제격이다. 알파시티와 연호지구(법조타운·대구대공원) 등과 인접하기 때문에 충분한 유동인구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달구벌대로와 연접해 있어 도시철도·버스·자차를 이용한 접근성도 높다. 기체 비행을 위한 장애물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단절된 대구 동부권(안심·율하) 등과의 연결도 가능하다.
대도시권에서 UAM을 운용하기 위해선 '버티허브'는 필수다. 버티허브는 이·착륙 포트로서의 기능 외에도 주기장·관제·MRO 등 핵심 기능과 함께 비즈니스·쇼핑·의료 등 편의 기능이 복합적으로 들어가는 시설이다.
수성구는 5군지사 이전 후, 후적지에 들어설 UAM 버티허브를 대구권 광역철도·도시철도 3호선 등과 연계·환승이 가능한 복합환승센터로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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