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손·발 24시간 수술 가능…"수도권 환자도 헬기 타고 옵니다"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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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8 07:34  |  수정 2023-04-18 09:49  |  발행일 2023-04-18 제13면
[대구의료계 허리강화프로젝트] <4·끝> W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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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2일 오전 5시4분쯤 부산 사상구 농심 공장에서 야간작업을 하던 20대 여성 근로자가 회전하는 기계에 끼어 어깨 골절과 근육 손상을 입었다. 부산 지역 상급종합병원을 찾았지만 의료진이 없었다. 부산에도 3개 관절전문병원, 1개 수지접합 전문병원, 그리고 부산·울산·경남지역에는 7개의 상급종합병원이 있지만 그들을 수술한 곳은 1시간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대구 W병원이었다.

이렇게 응급수술이 필요할 경우 전국에서 W병원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신체 일부가 절단되거나 심각한 정형 관절 외상 등을 입을 경우라도 이곳 응급실을 찾으면 언제든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수지 접합·관절 2개 분야 전문
대구경북지역 최초·유일 병원

수부외과전문의 국내최다 근무
외상전문 당직 체계 완벽 구축

신체 절단사고 등의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병원 중 하나가 된 W병원은 2008년 개원 초기부터 수부외과라는 특화된 진료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곳으로 출발했다. 15년 동안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기준 연간 외래 환자가 29만8천893명, 하루 평균 외래 환자 976명, 연간 1만8천여 건의 수술을 진행할 정도로 커졌다. 외래 등록 환자는 40만명이 넘는다.

환자 수만 늘어난 게 아니라 2011년 대구경북 최초로 수지접합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18년 정형관절 전문병원으로 지정됨과 동시에 종합병원으로 승격했다. 관절과 수지접합 두 개 분야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W병원이 최초인 것은 물론 현재까지도 유일하다.

W병원에 따르면 이곳을 찾는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 정형외과 전문의 13명과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10명, 성형외과 전문의 5명, 응급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신경외과, 신경과, 소아청소년과, 외과, 내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 분야별 전문의 37명과 450여 명의 구성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이들 의료진은 매일 아침 7시20분 콘퍼런스를 통해 다양한 사례들을 가지고 토론하고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콘퍼런스를 통해 환자에게 공식적인 주치의는 한 명이나 실제적으로는 여러 명의 주치의를 두는 효과를 내고 있다.

이런 연구활동에 대한 성공은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202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성형외과학회에서 '상지 접합수술 성공을 위한 실질적 팁'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세계 최고권위의 미국 성형재건학회지에 소개됐고 2019년에 발행된 모든 논문 중 평가접수, 조회 수 등 각종 데이터를 이용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논문에 수여하는 '2020 최우수 논문상'도 수상했다.

이러한 연구와 동시에 응급환자들이 제대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빈틈없이 운영하는 일도 빼놓지 않고 있다.

W병원의 경우 응급실에서 24시간이 수술이 가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통상적으로 병원에서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한다고 해도 해당 분야의 전문의가 24시간 상주하지 않거나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탓에 당직의사의 전공과목에 따라 제때 적절한 수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W병원은 국내 단일기관으로 가장 많은 수부외과 세부전문의 10명이 근무하고 있고 수부외과 세부전문의를 포함해 정형 외상관련 전문의 등 총 18명, 그리고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교대로 응급실 당직의로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이런 덕분에 야간이나 공휴일 등에 수지접합이나 심각한 정형관절 외상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생기면 언제든 수술이 가능한 구조다.

이런 탓에 전국에서 환자들이 몰려오고 있고, 야간이나 공휴일에도 환자가 끊이질 않는다.

W병원에 따르면 2021년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1만5천778명으로, 이 중 대구경북이 아닌 다른 지역 환자는 1천657명으로 전체 환자의 10%를 넘는다. 서울(67명)과 경기도(103명) 등 수도권은 물론 제주(7명), 강원(6명) 등에서도 헬기를 타고 후송되고 있다.

타 지역 환자는 물론 주말이나 공휴일 등에 응급실을 찾는 환자도 많다.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7월 응급수술 실적을 보면 평일 응급수술은 4천731건, 주말 응급수술 2천120건, 추석 연휴 등 공휴일 응급수술 520건에 이른다. 공휴일 응급수술의 경우 하루 평균 30여 건에 달한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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