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현 W병원장 인터뷰 "미세접합수술 힘들지만…어려운 만큼 자부심도 크죠"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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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8 07:34  |  수정 2023-04-18 07:35  |  발행일 2023-04-18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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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국가가 원하는 수준까지 갖추고 있다는 자존심이죠. 그 누가 알아줘서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지키고 있는 거죠."

대구경북 최초이자 유일하게 관절·수지접합 두 개 분야 전문병원으로 지정받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는 이유에 대해 W병원 우상현〈사진〉 병원장은 17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전문병원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대학병원 교수급 의사, 조사위원 3명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들이 병원 시설은 물론 업무 매뉴얼 등 병원의 속살까지 다 들여다볼 정도로 꼼꼼하게 현장을 점검한다. 이런 탓에 병원인증기간에 그만두는 직원이 10명가량이 나올 정도"라며 "상당수 병원들이 인증을 꺼리거나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관절전문병원은 전국에 22곳, 수지접합은 5곳이다. 하지만 W병원처럼 수지접합과 정형관절 2개 분야 전문병원으로 동시에 지정된 곳은 W병원을 포함, 전국에 4곳뿐이다. 대구경북에서는 W병원이 유일하다.

그 자존심에 우 병원장은 어려운 수술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절단환자 봉합 시도율은 10~20%밖에 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잘려 나간 신체 부위를 살려내는 봉합 수술은 통상 4시간 정도, 많은 경험을 가진 W병원 의료진이라고 해도 2시간 정도는 걸리지만, 그냥 절단된 상태로 봉합만 하는 수술은 20분 정도면 가능하다. 하지만 우 병원장이 이끌고 있는 W병원 의료진은 최대한 잘려 나간 신체 부위를 원래에 가깝게 봉합하는 수술을 하고 있다.

우 병원장은 "접합 수술이 더 힘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환자 개개인의 입장을 생각하면 어려운 걸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4시간 수술이 가능한 응급실 운영도 그가 내세우고 싶은 것 중 하나다. 수부외과 세부전문의와 정형 외상 관련 전문의들이 언제든 수술이 가능한 당직체계를 구축해 놓고 있어 가까운 부산, 울산, 경남은 물론 제주도 등에서도 헬기를 타고 환자들이 오고 있다.

우 병원장은 "우리 병원에 온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내는 경우는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하지만 현실적 어려움은 어쩔 수 없다고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24시간 수술 가능한 응급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실적 한계가 많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은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무원도, 자신을 희생하며 헌신해야 할 종교집단도 아니지 않은가. 환자의 목숨과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어려움은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 외에 현실적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대구시, 보건복지부, 행정기관의 지원이 필요하다. 개인이 다 부담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더 큰 걱정은 이런 어려움 탓에 지원하는 의료진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우 병원장은 "수부외과 전문의 수련병원으로 지정돼 있어 매년 1~2명의 전문의를 배출하고 있지만 지원자가 없어 언제까지 이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24시간 응급수술이 가능한 응급실을 어떻게든 운영하고 있지만 숨이 턱턱 막힌다"며 "같이 공부한 다른 진료과목 의사들은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질 때 응급수술을 해야 하는 의사들은 당직을 서야 하는데 누가 하려고 하겠는가. 이러다 정말 응급외상, 절단 수술 등의 응급수술을 할 의사들을 외국에서 데려와야 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앞으로도 다할 생각인 만큼 대구시와 보건당국 등도 이런 문제에 보다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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