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교과서를 보니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 이원욱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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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25 13:48  |  수정 2023-04-26 07:57  |  발행일 2023-04-26 제21면
범어역 지하도에 내걸린 옛 교과서
추억연구소 소경섭 소장의 수집품
옛 신주머니, 만화영화 포스터도 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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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경섭(54) 소장이 옛 교과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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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경섭(54)씨가 옛 교과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구 도시철도 2호선 범어역 지하도(아트랩범어) 양쪽 벽에 100여 점에 달하는 옛 교과서와 신주머니가 내걸렸다.


한눈에 보아도 수십 년은 족히 지난 물건들이지만 상태 만큼은 새 것 못지않다. 교과서와 신주머니는 1950년대부터 90년대까지의 옛 추억이 담긴 골동품으로, 지나가는 어르신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처음에는 도서관에 전시를 했다가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을 찾게 되었어요." 작품을 전시한 추억연구소 소경섭(54) 소장의 말이다. 자신이 수집한 골동품들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오픈 갤러리를 이용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소 소장이 교과서를 수집하게 된 계기는 8년 전 제주도 여행이었다. 그는 "제주도의 옛 국민학교 전시를 봤는데, 매력적이었다"고 했다. 그렇게 우연히 시작한 일이 지금은 소 소장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행복 요소가 됐다. 지인을 통하거나 수소문으로 모은 교과서는 현재 300권이 넘는다. 모든 교과서가 다 소중하지만, 자신이 국민학생이던 1970년대 말 교과서를 가장 아낀다고 한다.

"모은 골동품들을 보고 만지면 기분이 좋아져요. 이게 수집의 매력인 것 같아요." 수집이 유일한 취미인 소 소장은 옛 교과서 외에도 옛날 신주머니, 만화영화 포스터도 모은다. 수집을 취미로 가진 사람들끼리 전국 방방곡곡의 옛 물건을 찾아다니는 즐거움도 따른다.

전시물을 골똘히 보던 한 중년 남성은 "옛날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한참을 봤다"며 "이런 전시물이 없었으면 다시 꺼내기 어려운 기억이었을 것이다"라고 소 소장에게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소 소장은 "지역에도 희귀한 옛 물건을 모으시는 분들이 많은데, 가지고 계신 물건들이 사라지기 전에 세상 밖으로 나와 많은 분들이 보고 즐기면 좋겠다"라며 "수집은 후손들을 위한 가치 있는 일이다. 옛 물건을 수집하는 분들이 한 데 모여 골동품 박물관을 여는 게 최종 목표다"라고 밝혔다.


글·사진=이원욱 시민기자 judge520@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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