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혼자 말고 여럿이 읽어요" 한울타리 독서회 코로나 터널 지나 다시 기지개

  • 천윤자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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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4-18 21:43  |  수정 2023-08-09 08:44  |  발행일 2023-04-26 제21면
경북 경산 자인 뜨락치유농장서 독서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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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타리독서회 회원들이 지난 15일 경북 경산 자인면 뜨락치유농장에서 독서토론회를 열고 있다.

"혼자 책을 읽게 되면 각자 자기 시각으로만 보고 느낄 수밖에 없잖아요. 같은 책을 여럿이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도 깨닫게 되지요. 다른 사람들로부터 아주 특별한 환대를 받는 느낌이 들어요."

그동안 코로나19로 활동이 다소 주춤했던 한울타리 독서회가 올 들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 경북도교육청정보센터에 모여 독서토론을 하는 한울타리 독서회는 지난 15일 아주 특별한 장소에서 모임을 가졌다.

회원들은 도서관을 떠나 경북 경산 자인면 뜨락치유농장에서 인류학자 김현경씨가 쓴 '사람, 장소, 환대' 라는 책으로 토론을 했다. 대부분 50~60대로 하는 일과 경력이 다양한 만큼 토론 내용도 다양하고 진지하다. 토론 후에는 회원인 신은선 농업치유사의 지도로 '반려식물 심기' '식물에 나만의 이름 붙여주기' 등을 했다.

한울타리 독서회는 1999년 발족할 때만 해도 '주부 독서회'였지만 지금은 남성 회원도 함께 활동하고 있다. 매월 정해진 책을 읽은 후 독후활동을 해온 지 25년이나 된 만큼 회원들의 독서 수준은 상당하다. 그동안 창작활동을 하면서 각종 백일장에 참가해 입상하고 등단도 했다. 회원들은 인문학 서적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책을 추천받아 1년 동안 읽을 도서를 미리 정한다. 올해 선정 도서는 '밤으로의 긴 여로'(유진오닐),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에크하르트 톨레), '오래 준비해온 대답'(김영하),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 프랭클), '좁은문'(앙드레지드),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류시화), '비아헤꼰띠'(김승근) 등 10여권이다.

한울타리 독서회는 책만 읽는 건 아니다. 매년 한 차례의 문학기행, 저자와의 대화 시간, 명사 초청특강, 영화감상 등도 한다. 지난해 가을에는 최치원문학관·고운사 등 경북 의성 일대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독후감, 시, 산문 등 회원들의 글을 모아 격년으로 문집 '남매지'도 발간해 오고 있다.

박영주 총무는 "(이날) 꽃과 나무, 자연의 향기가 가득한 곳에서 가진 독서모임은 특별한 느낌이다. 사람은 다른 이들의 환대를 통해 장소(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오늘 토론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됐다"며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가 큰 환대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용섭 회장은 "독서를 통해 내면을 바라보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려는 사람들이 모여 좋은 책을 권하며, 함께 이야기하고 서로 공감하다 보면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사진=천윤자시민기자kscyj8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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