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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백정현이 지난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1이닝 동안 퍼펙트게임을 이어가는 등 8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백쇼'가 돌아왔다.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제 기량을 되찾고 있다.
백정현은 지난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2실점(2자책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이날 백정현은 1회부터 심상찮은 모습을 보여줬다. 던진 공이 가운데로 몰리지 않고 스트라이크 존 보더라인에 걸치며 키움 타자들이 공략하지 못했다.
선두타자 김혜성을 단 2구 만에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한 백정현은 2번타자 김휘집도 단 3개의 빠른 공을 던져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3번타자 이정후도 슬라이더와 직구만으로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2회말에도 선두타자 이형종을 2루수 땅볼로 잡았고, 에디슨 러셀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후속타자 박주홍은 슬라이더 5개로 상대해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3회말엔 김동헌과 임병욱을 땅볼로 잡아냈고, 송재선은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키움 타선이 한 바퀴 도는 동안 타자를 모두 범타처리한 백정현의 제구는 이후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4회말엔 단 7번의 투구로 뜬공 1개와 땅볼 2개를 잡아냈다.
5회말엔 뜬공과 땅볼, 삼진을 1개씩 섞어 키움 타선을 무력화했다. 6회말엔 김동헌과 임병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송재선은 땅볼로 처리했다. 7회말에도 삼진 1개와 땅볼 2개로 삼자범퇴이닝을 만들었다.
8회말엔 선두타자 이형종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무려 7.1이닝 동안 단 한 명의 주자도 누상에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게임을 펼쳤다.
KBO리그에서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대기록에 도전했던 백정현은 러셀에게 내야 안타를 내주며 퍼펙트 행진은 멈춰졌다. 체인지업을 받아친 러셀의 타구가 투수 쪽으로 향했고 백정현이 이를 잡으려다가 글러브에 맞고 굴절됐다. 줄어든 타구 속도 때문에 1루수가 송구를 받았을 땐 이미 주자가 1루에 들어온 뒤였다. 이후 백정현은 이지영을 6-4-3 병살타로 잡아내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백정현은 2루타와 3루타를 맞으며 1실점했고, 주자 1명을 남기고 마운드를 우완 이승현에게 넘겼다. 이승현이 희생플라이로 1점을 내줘 백정현은 8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2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 이상 피칭이자, 지난해 9월9일 롯데 자이언츠전 7이닝 무실점 이후 222일만의 퀄리티스타트였다.
삼성의 4선발인 백정현은 올 시즌 첫 경기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시범경기 3경기에선 11이닝을 던지며 11피안타 3피홈런 6볼넷 5탈삼진 8실점(8자책점), 평균자책점 6.55로 부진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첫 등판이던 지난 6일 한화이글스전에서도 2이닝 5피안타 3볼넷 2탈삼진 5실점(5자책점)을 기록하며 조기강판하는 굴욕을 맛봤다.
그러나 지난 12일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1실점(1자책점)으로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고, 18일 하이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삼성이 기대하는 기량을 선보였다.
백정현은 "제구력에 신경을 쓴 게 잘 됐다. 특히, 슬라이더 그립을 바꿨는데 영점이 잘 잡혔고 결과도 좋았다. 러셀의 타구가 굴절되는 순간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퍼펙트게임보단 다음타자를 잡자는 생각으로 던졌다"며 "민호 형이 리드를 잘 해줘서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 최대한 많이 이길 수 있게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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