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82억 vs 경북대 20억”…국립대 동물병원 연매출, 수도권과 4배 격차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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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2-13 10:55  |  발행일 2026-02-13
서울대 111명·지방 10명 안팎…인력 구조도 뚜렷한 간극
24시간 응급·MRI·CT 갖췄지만 재정 한계에 확장·고도화 ‘제동’
영남권 유일 국립 거점…교육·지역 동물의료 수준 직결 우려
수의미래연구소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2025년도 전국 10개 수의과대학 부속 동물의료기관(대학동물병원) 운영 현황.<수의미래연구소 제공>

수의미래연구소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2025년도 전국 10개 수의과대학 부속 동물의료기관(대학동물병원) 운영 현황'.<수의미래연구소 제공>

중증 반려동물 진료를 맡고 있는 경북대 동물병원이 수도권 대학동물병원과 매출·인력 규모에서 상당한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경북 유일한 국립 수의과대학 부속 병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차이가 지역 수의학 교육과 동물의료 서비스의 질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영남일보가 '2025년도 전국 10개 수의과대학 부속 동물의료기관 운영 현황(수의미래연구소 발표)'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 동물병원의 2025년 연매출은 82억4천만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58억원에서 5년 사이 40% 넘게 증가한 수치다. 반면 경북대 동물병원은 약 20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외형상 네 배 안팎의 차이다.


매출은 병원의 재정 상태를 넘어 전문 인력 확충과 장비 투자, 세부 진료과 운영 여건을 가늠하는 지표다. 수도권 대형 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지방 거점 대학은 확장 여력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북대 동물병원은 지역 동물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운 중증·난치성 사례를 의뢰받아 진료한다. 일반 내과와 외과뿐 아니라 종양·소화기·피부·안과 진료, 정형외과 수술, 마취·응급 진료까지 폭넓은 분야를 운영하고 있다. 24시간 응급의료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임상교수(12명)와 진료팀장(2명), 수련의(30명 내외) 등을 중심으로 진료가 이뤄진다.


영상 진단 장비도 갖추고 있다. 16채널 CT와 1.5테슬라 MRI, 내시경, 심장·복부 초음파, 디지털 X선 촬영 장비 등을 운용 중이다. 혈액·혈청 화학·전해질 분석 장비 등 임상병리 시스템도 구축돼 있다. 중환자 입원실과 대형견·고양이 전용 입원 공간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지역 거점 대학병원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인프라는 일정 부분 마련돼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진료 체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확대하기에는 재정과 인력 규모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력 구조에서도 차이는 뚜렷하다. 서울대 동물병원에는 지자체 등록 기준 111명의 진료 수의사가 있다. 지방 국립대 상당수는 10명 안팎이다. 경북대 역시 수도권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간극이 존재한다.


이 같은 차이는 교육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수의학은 임상 실습이 핵심이다. 지도 수의사 1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가 늘어날수록 개별 지도와 술기 교육의 밀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경북대는 영남권 수의 인력 배출의 중심이다. 졸업생 상당수가 대구경북에 정착해 동물병원을 운영하거나 근무하고 있다. 동물병원의 교육·진료 역량은 곧 지역 동물의료 수준으로 이어진다.


전문 진료 분야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려면 전담 인력과 안정적 재원이 필요하다. 재정 기반이 취약할 경우 분과 운영과 장비 교체·보강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보호자들이 고난도 치료를 위해 수도권 병원을 찾는 현상 역시 이러한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장에서는 지역 거점 대학동물병원의 공공적 기능을 고려한 재정 지원과 인력 충원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운영 구조를 제도적으로 보완하지 않으면 수도권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구 중구 한 동물병원 관계자는 "수도권 중심의 대형화 흐름 속에서 경북대 동물병원의 경쟁력은 지역 수의학 교육과 동물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며 "격차를 수치로 확인하는 데 그칠지, 거점의 역할에 걸맞은 지원 체계를 마련할지는 정책적 판단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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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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