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향후 5년간 의과대학 정원을 연평균 668명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대구경북 의료 지형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 방침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 2027학년도 대구경북 5개 의대 정원은 현재 351명에서 441명으로 90명 늘어난다. 숫자만 보면 반가운 소식이지만, 의료현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11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의대 증원의 큰 방향은 '비수도권 우선'이다. 국립의대는 정원 50명 이상이면 최대 30%, 50명 미만은 최대 100%까지 늘릴 수 있다. 확대분 모두를 비수도권에만 적용한다는 점에서 '지역균형'이라는 정부정책 기조에 부합한다. 다만 대학별 최종 규모는 오는 4월 교육부 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확정된다.
현재 의대 정원은 경북대 110명, 계명대 76명, 영남대 76명, 대구가톨릭대 40명, 동국대 WISE캠퍼스(경주) 49명이다. 정부의 증원 방침을 그대로 적용하면 내년도 예상 정원은 경북대 143명, 동국대 64명, 영남대·계명대 각 91명, 대구가톨릭대 52명이다. 지역인재 전형 비율이 유지되면, 지역 출신 학생의 문호도 넓어진다. 표면적으론 지역 의료계에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증원 효과가 실제 의료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다. 대구경북은 고령화가 빠른 반면, 의사 수는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친다. 응급·중증 진료의 과부하는 이미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학생 수만 늘린다고 당장 지역에 남을 의사가 충분히 확보되리라고 장담하긴 힘들다. 전공의 수련환경, 필수과 보상체계, 공공의료 인프라가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수도권 유출이 반복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장에선 교육역량 퇴보 우려도 제기된다. 의대 정원이 늘면 강의실, 실습병상, 교수인력 확충이 뒤따라야 하지만 준비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그럼에도 이번 증원이 갖는 상징성은 적잖다.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의료인력의 흐름을 바꾸겠다는 정책 의지가 처음으로 구체적 수치로 드러나서다. 대구시 보건의료 관계자는 "지금이 지역 필수의료를 살릴 마지막 기회"라며 "증원과 함께 근무여건 개선, 공공의료 투자라는 세 바퀴가 동시에 굴러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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