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길]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 장정숙 새마을문고남구지부 봉덕2동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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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02 06:50  |  수정 2023-06-02 09:28  |  발행일 2023-06-02 제15면

장정숙
장정숙 (새마을문고남구지부 봉덕2동 감사)

몇 년 전, 심장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남편은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을 했었다. 담당 레지던트는 계속 최악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여러 가지 의료 기구에 의존한 채 누워있는 남편을 보면서 가족들은 내내 울기만 했다.

환자의 고통을 지켜보던 어느 날 깨달았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지금 이 순간이 아주 귀한 시간일 텐데, 환자한테 집중하자.' 마음을 다잡고 아들과 딸에게 심장 분야의 권위 있는 의사를 알아보게 했다. 그리고, 담당 교수를 만나 병원을 옮기겠다는 말을 전했다. 전원을 준비하기 위해 전문가와 상담한 결과, 서울까지 가는 건 환자에게 무리라며 만류했다. 차선책으로 우리는 대구에서 가장 우수한 전문의를 찾아 스탠드 삽입 시술로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 만약 그때 허둥대고만 있었다면 골든 타임을 놓쳤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며 살아야 한다. 지금 함께하는 사람에게 집중하고 현재 하는 일에 몰입해야 한다. 현재에 충실하지 못하면 결국 후회라는 악순환의 반복만 경험하게 될 것이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목적지나 방향을 알고 있는 것은 확실히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지금 내딛는 발걸음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고, 방향을 잃을 수도 있다.

저자 '에크하르트 톨레'도 "과거에 집착하지 마라." "그칠 줄 모르는 생각의 소음에 휩쓸려 마음이 자신이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한다. 그는 평소에 우울증과 자살 충동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 어느 날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자신과 그것을 목격하고 있는 자신이 누군지에 대한 물음에서 생각을 멈추었다. 둘을 실체가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마음이 만든 허상임을 깨닫게 되면서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서 빠져나오게 된 것이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를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을 충분히 살면, 그 사람은 늘 인생의 황금기를 사는 것이다." 법륜 스님의 말이다. 매일매일 인생의 황금기를 만날 수 있도록 현재에 집중하면 좋겠다.

장정숙〈새마을문고남구지부 봉덕2동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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