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팬들 두번 실망시킨 WBC 대표팀

  • 권혁준
  • |
  • 입력 2023-06-08  |  수정 2023-06-08 06:56  |  발행일 2023-06-08 제22면

[취재수첩] 팬들 두번 실망시킨 WBC 대표팀
권혁준기자〈체육주간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다시 한번 팬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 WBC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음주 논란이 일어났다. 올해 3월8일부터 21일까지 열린 WBC 대회 당시 한국 대표팀 일부 선수들이 일본 도쿄 시내 주점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는 것.

이 일은 SNS와 커뮤니티에서 제기됐고, 며칠 후 거론된 선수들이 직접 사과 및 해명에 나서며 사실로 드러났다. 당시 술을 마신 SSG랜더스 김광현, NC다이노스 이용찬, 두산 베어스 정철원은 지난 1일 해당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해당 선수들의 소속팀은 엔트리에서 이들 선수를 제외하며 자체 징계를 시행했다. KBO 한국야구위원회도 9개 구단으로부터 경위서를 받으며 조사에 나섰고, 7일 3명의 선수를 불러 상벌위원회를 열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23 WBC에 팬들의 높은 기대를 받으며 출전했지만, 졸전 끝에 1라운드 탈락이라는 처참한 결과를 들고 왔다. 여태껏 라이벌로 여기던 일본에는 '10년은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의 경기력을 보였고, 한 수 아래라고 생각했던 호주에도 패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국제대회에서 부진했던 한국야구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참가한 대회라고 하기 힘들 정도였다.

공은 둥그니 경기 결과는 그렇다 치더라도,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중요한 대회가 진행되는 기간에 술을 마신 것은 그 자체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

또, 동료의식도 부족했다고 보인다. 이번 대회가 가진 의미와 중요성을 알고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로서 사명감을 갖고 출전해 국민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컨디션 유지에 만전을 기했던 동료 선수들에게도 미안해할 일이다. 모두가 알고 있던 이번 대회의 중요성을 그들만 잊고 있었던 것 같다.

경기력도 실망스러웠고, 일부 대표 선수들의 일탈 행위도 실망스러웠다. 팬들에게 두 번이나 실망을 안긴 이번 WBC 한국야구 대표팀은 결과론적으로 실패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앞으로 국제대회를 앞두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신 대표팀이 팬들의 질타를 받는 일이 없길 바란다.
권혁준기자〈체육주간부〉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