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를 열다 .6] 원자력의 미래, 인재 육성

  • 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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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08 08:20  |  수정 2023-06-08 08:22  |  발행일 2023-06-08 제14면
原電기술 최고 인력양성소 발돋움…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 추진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 조감도.
경북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원자력 발전 산업 기지이면서 최고의 인력 양성소이기도 하다. 전국에서 유일한 원자력 발전 인재 양성 고등학교를 보유하고 있고, 포스텍을 비롯한 지역 대학에서도 관련 과정을 개설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전문 인력 양성은 물론 현장 인력의 재교육을 담당하는 원전형장인력양성원도 4년 전 문을 열고 운영 중이다. 특히 경북도는 완공을 앞둔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안에 국내 원자력 전문 인력 양성의 중심이 될 '글로벌 원자력 공동 캠퍼스'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경북,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를 열다' 6편에서는 경북의 원자력 산업 관련 교육기관을 소개한다.

울진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원전 맞춤형 교과 '영마이스터' 양성
올 취업률 85%…공·대기업 입사 54%
취업생·재학생 멘토-멘티 활동 지원

경주 원전현장인력양성원
현장 근무자에 직군별 기술 재교육
취업준비생·재직자 교육 과정 운영
원자력 전공 개설 대학 사업비 지원

문무대왕과학硏 내 글로벌 캠퍼스
IAEA 동북아 분소·해외대학硏 유치
경북도, 2025년 착공·2028년 구축
원자로 수출·수입국 인력 양성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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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전기제어과 학생들이 진로탐색 기간 산업현장의 우수강사와 프로젝트 실습을 하고 있다.
◆전국 유일의 원자력 발전 인력 양성 학교

울진 평해읍 월송리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원자력 발전·설비 분야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교가 있다. 바로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등학교다. 1947년 평해중학교로 개교해 평해상업고, 평해실업고, 평해종합고, 평해공업고로 몇 차례 이름이 바뀐 뒤 2013년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로 새롭게 태어났다.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는 기계과와 전기제어과 2개 학과를 운영하며, 전교생이 200명이 조금 넘는다. 기계과는 기계 및 에너지 분야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 설비 및 산업기계 분야의 실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인을 육성하고 있다. 전기제어과도 전기 및 에너지 분야에 대한 기본 지식과 기술은 물론 발전설비 및 전력계통 분야의 실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원자력 발전 산업수요에 따라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해 관련 분야의 '영마이스터'를 양성하는 게 핵심이다. 교육 성과도 우수한 편이다.

실제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는 높은 취업률로 유명하다. 올해 1월 졸업생 전체 취업률은 85.1%에 이른다. 공기업과 대기업 취업률이 53.7%로 절반이 넘는다. 개교 이후 8년간 졸업생 전체 취업률은 더 높다. 무려 95.1%에 달하고, 공기업·대기업 취업률은 54.5%나 된다.

졸업생들이 주로 취업하는 공기업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 한국철도공사, 한전KPS, 한국수자원공사 등이다. 또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포스코, 아진산업 등 대기업에도 많이 취직한다.

취업난 시대란 말이 무색하다. 이유는 뭘까.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는 우수한 입학생과 소수정예 교육으로 체계화된 취업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곳 학생들은 한국발전인재개발원, 한울원자력본부 교육훈련센터, 한국수력원자력 인재개발원, 한전KPS, 전기안전교육원, KPS-패러데이스쿨, 원전현장인력양성원 등 다양한 교육기관에서 원자력 등과 관련한 산학 협력 교육을 받는다.

또 원자력 발전 설비 분야 현장 실무를 겸비한 산학협력 강사를 통해 전문적인 원자력 분야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원자력 발전 시설 견학과 원자력 발전 분야 전문교육기관 연수 등도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입학부터 자신이 선택한 진로에 맞춰 취업 교육을 들을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강점이다. 진로는 △공기업·대기업·공무원 공채 △중견강소기업 기술 인재 △글로벌 해외 취업 등 크게 세 방향이다.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는 오랜 기간의 취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먼저 취직한 졸업생과 학생을 이어주는 멘토-멘티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 능력은 어떤 것인지 직접 선배들에게 들을 수 있어 호응이 높다. 대외적인 지원도 활성화돼 있다.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는 경북도, 경북도교육청, 울진군, 한국수력원자력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서 예산 지원을 받고 있다.

송만영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교장은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는 전문기술과 인성을 갖춘 미래인재 양성을 목표로 체계화된 취업시스템을 구축하고 학생들의 취업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정부의 친원전 정책으로 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고, 국내 유일의 원자력 관련 학교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이 크게 개선돼 더 많은 발전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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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전기제어과 학생들이 진로탐색 기간 산업현장의 우수강사와 프로젝트 실습을 하고 있다.
◆전문인력 양성은 물론 현장 인력 재교육도

재단법인 형태로 운영하는 원전 인력 양성기관도 있다. 경주 감포읍에 위치한 원전현장인력양성원이 대표적이다. 원전현장인력양성원은 정부, 한국수력원자력, 경북도, 경주시가 2019년 함께 설립한 기관이다. 올해 기준으로 한수원이 13억원, 경북도와 경주시가 각각 6억5천만원씩 운영비를 내고 있다.

원전현장인력양성원은 원전의 안전기술 역량 확보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원전 현장 근무자 기술 재교육의 역할을 맡는다. 교육행정동과 실습·기숙동 등을 갖추고 있고, 교수 8명과 일반 직원 10명이 전문인력 양성 업무를 수행한다.

교육과정은 취업준비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자 과정과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재직자 과정으로 나뉘어 운영하고 있다. 취업자 과정은 매년 3개 세부 과정으로 운영되며, 교육인원은 104명이다. 재직자 과정은 규모가 더 큰다. 세부 과정만 21개에 이르고 교육인원도 500명에 달한다. 재직자 과정은 기초·중급·전문 등 수준별 과정뿐만 아니라 기계, 전기, 계측 등 직군별로도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북에는 원자력 관련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학도 여럿 있다. 우선 포항공대는 2010년부터 첨단원자력공학부라는 이름으로 원자력 전공 대학원을 운영 중이다. 위덕대 역시 2006년부터 에너지전기공학부 안에 원전·제어시스템공학전공 과정을 두고 있다. 또 경주시에 있는 동국대 WISE캠퍼스에서는 2008년부터 창의융합공학부 안에 에너지·전기공학전공 과정을 개설했다.

경북도는 지역의 원자력 관련 대학의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지역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2011년부터 원자력 전문인력양성 사업지원을 펴고 있다. 경북지역 원자력 전공 개설 대학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 운영 지원 △원자력전문가 양성 인프라 구축 △국내외 학회 참석 △전공 및 취업세미나 참석 △기술교류회 개최 등에 사업비를 지원하는 것이다. 경북도는 이 사업을 통해 포스텍, 동국대, 위덕대 등에 매년 4억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3월16일 경주 하이코(HICO)에서 열린 '경북 원자력 르네상스' 선포식 모습.
◆글로벌 원자력 공동 캠퍼스 설립 추진

경북도는 원자력 인력 양성과 원자력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경주에 '글로벌 원자력 공동 캠퍼스'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는 글로벌 원자력 공동 캠퍼스를 경주 감포읍에 있는 문무대왕과학연구소 내에 지을 계획이다. 2025년 12월 완공 예정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소형모듈원전(SMR) 연구개발(R&D) 연구기반을 갖춘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시설이다.

경북도는 글로벌 원자력 공동 캠퍼스를 5천㎡(대지면적) 규모로 조성하고, 300억원 정도 사업비가 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시설로는 저출력 연구로 및 실험시설, 학·연 R&D(연구개발) 연구센터, 공동 강의동 등이다. 경북도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동북아 분소나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 분원 등 국제기구나 해외대학 연구소 유치에도 나설 예정이다. 글로벌 원자력 공동 캠퍼스가 들어서면 국내 원자력 인력 양성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 대학에는 원자로 전문교육을 위한 교육용 연구로나 실습시설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경북도는 글로벌 원자력 공동 캠퍼스의 저출력 연구로와 실험시설에 국내 원자력 전공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공동 실험과 실습 심화과정을 운영하게 된다. 또 다목적 임계시설을 이용한 석박사 원자로시스템 실증연구와 원자력 종사자 전문교육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경북도가 글로벌 원자력 공동 캠퍼스 사업을 처음 기획한 것은 2020년 5월이다. 이후 경북도는 관계 기관과 대학 등을 상대로 회의와 각종 조사를 하며 공감대를 넓혔다. 경북도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원자력 공동 캠퍼스 설립 기획용역 국비 1억원을 확보했다. 이어 올해 3월부터는 공동캠퍼스 운영 및 활성화 방안 용역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캠퍼스 설립 상세기획 용역도 시작됐다. 경북도는 내년도 정부 예산에 원자력 공동캠퍼스 설립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비 30억원이 반영되면 즉시 상세설계 용역과 인허가 절차를 추진해 2025년 공사를 시작한다.

김제율 경북도 원자력정책과장은 "혁신 원자로 연구개발실증 중심의 글로벌 원자력 공동 캠퍼스를 2028년까지 구축해 국내외 인력 양성을 통한 인력 공급과 향후 원자로 수출 및 수입국의 인력까지도 양성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경북 원자력 르네상스 실현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일우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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