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추억의 포토] 1983년 대구 앞산 약수터

  • 문순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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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13 10:50  |  수정 2023-06-13 11:08  |  발행일 2023-06-14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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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대구 앞산 약수터에 시민들이 갖고 온 물통이 줄지어 놓여 있다.

1983년 대구 앞산 약수터 풍경이다.


물이 귀했던 예전에는 공동우물을 이용하였다. 아침, 저녁이면 집집이 물 긷는 게 하루 중에 빼놓을 수 없는 일이었다. 대가족의 세끼 끼니를 지으려면 물이 많이 필요했지만 길러온 물로 모든 것을 해결하기엔 부족했기에 아껴 쓰는데 이골이 났다. 지금은 수도꼭지만 돌리면 물이 펑펑 나오니 귀한 줄 모르고 쓰는 것 같다.


어릴 때 기억이 떠오른다. 고향인 경주 근처에 있는 사방 약수터가 유명했다. 약수가 좋다고 입소문이 난 약수터라 친척 언니, 오빠들 따라 약수터에 따라갔던 기억이 난다. 약수에 철분이 많아서 물이 떫게 느껴져 한 모금밖에 못 먹었다. 약수로 끓인 닭백숙은 약간 푸른빛을 띠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앞산 약수터도 그 당시에는 사람들이 좋은 물로 생각하고 물을 받기 위해 물통을 놓고 순서를 기다렸다.


지금은 집집이 정수기가 설치되어 있고 수십 가지의 생수를 선택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제품에 사람들은 선택의 고민에 빠진다. 정수기 물이 내 입맛에 맞니, 안 맞니. 생수는 어느 물이 좋은지. 갑론을박하는 현실이다.


물이 귀한 아프리카에서 정수 과정을 거치지 않은 물을 마시는 장면을 보면서 스스로 반성을 해 본다. 물을 귀하게 여기고 감사히 마시는 게 우리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마음가짐이 아닐는지.
글=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사진=윤국헌 사진연구소 빛 그림방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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