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자수로 행복해졌어요." 강남순 규방공예 작가의 자수 일기

  • 문순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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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2  |  수정 2023-07-12 09:02  |  발행일 2023-07-12 제21면
16일까지 경주 큐신라 갤러리에서 개인전
오는 10월 결혼하는 딸의 혼수 작품 '눈길'
"무명천에 한땀 수를 놓으면 무의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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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문화의 거리 큐신라 갤러리에서 규방 공예 전시회를 열고 있는 강남순 작가.

"자수는 인생의 좋은 벗입니다."


강남순(61) 작가의 '규방 공예' 첫 개인전이 경주 큐신라 갤러리 1층에서 열리고 있다. 1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고갯길 넘어가며'이다. 60세를 넘기는 것을 기념했다.


전시회장에서 만난 강 작가는 실과 바늘로 행복을 엮은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는 작가는 대학 시절 학보사에서 만화 · 만평을 맡아서 그렸다. 2008년 직장 생활을 접고, 자수의 길을 걷고 있다. 무명천과 오색실에 삶을 건 셈이다.


지난 2012년 '술과 떡' 축제 때 자수 부스를 설치해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강의 요청을 받게 되었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경주시 평생학습관, 영천시 평생학습관, 경주 반달길(바람의 화원) 등에서 규방 공예 강의를 하고 있다.


"자수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작업할 수 있고, 소리 없는 대화를 하지요. 무명천과 오색실, 바늘을 가방에 넣어서 기차 여행이나 잠이 오지 않는 밤에도 늘 가까이 할 수 있는 일이라서 정말 좋아요." 강 작가는 수 놓는 재미에 빠져 꼬박 밤을 새운 적이 여러 날이었다고 웃었다.


몇 년 전 남편이 큰 사고를 당해 힘들었을 때 견딜 수 있도록 힘을 준 게 '자수'였다고도 했다. 강 작가는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은 하얀 무명천에 한 땀, 한 땀 야생화 수를 놓으면 '무(無)'의 세계로 접어든다"고 했다.


강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딸의 혼수 작품이 눈길을 끈다. 딸이 시집갈 때 가지고 갈 이불에는 야생화와 나비가 놀고, 연꽃도 자리잡고 있다.


강 작가는 지난 2011년 규방공예 지도사(평생교육원), 프랑스 자수 지도사, 생활자수 지도사(한국문화예술진흥회) 등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3~ 2017년까지 경주, 포항, 영천 등에서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다문화 여성들에게 재능기부를 했고,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 경주시로부터 공로상을 받았다. 2017년에는 영·호남미술대전 자수 부문 대상, 대한민국 예술연예대상 규방 공예 자수부문 대상을 받아 전문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강 작가는 "'손끝이 맵다'는 소리를 듣고 살았다. 자수 놓는 일로 삶이 행복해졌다. 사회에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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