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길]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 강재욱 새마을문고대구시지부 학모봉사단·(주)동양강철 대구·경북 특약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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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4  |  수정 2023-07-14 08:10  |  발행일 2023-07-14 제15면

[책 속의 길]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강재욱 (새마을문고대구시지부 학모봉사단·(주)동양강철 대구·경북 특약점 대표)

2021년 4월경 이 책의 작가를 처음 만났다. 평소 문자로만 소통하다가 필요한 컴퓨터가 있어 전화 상담 후 구입 차 대구에서 창원까지 갔다. 명서동 공원 근처 아담한 건물 1층에 자리한 컴퓨터 가게였다. 식사를 함께하자는 문자를 받고 인심이 좋구나 생각했다. 가게의 문을 열자 휠체어를 탄 주인이 반겨주었다. 옆에는 직원 같기도 한 여성이 있었는데 잠시 후 부인임을 알게 되었다.

작은 가게에서 판매하기에는 좀 많은 양을 주문하는 고객들이 계속 들어왔다. 내심 놀랐다. 그의 부인은 서울 부잣집 막내딸이었는데 휠체어를 탄 창원 남자에게 시집왔다는 사실도, 그에게 2명의 아들과 1명의 딸이 있고, 그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도 놀라웠다. 사실 나는 좀 어두운 성격이다. 어릴 때부터 장사를 하면서 힘들었던 탓에 매사를 부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하곤 했다. 그런데 그 아담한 가게에 가면 그런 생각이 멎었다. 더욱이 '솔' 높이의 유쾌한 사장님의 음성을 들으면 마음이 밝아짐을 느꼈다.

얼마 전 가게 주인은 책을 출간한다고 연락을 주었고, 그 책이 오자마자 단숨에 읽었다. 책을 통해 많은 멘토들이 그를 응원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그가 '인생의 어떤 지점에 도달했을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은 보통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간해서는 달성하기 힘들다는 것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출간기념회에서 버킷리스트가 뭐냐는 독자의 질문에 그는 "나는 꿈꾸던 모든 것을 다 이루었고 더 이상 행복할 수 없고 이 세상 소풍 잘 다녀왔다 말하고 생을 마감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남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자기가 정말 행복하다는 사람의 곁에서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것을 증명해낸다면 내 행복의 일부처럼 느낄 수 있다. 언젠가 영화관에서 그의 인생 스토리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장맛비 내리는 오늘도 창원 명서동에 자리한 아담한 가게에 가고 싶다.

강재욱〈새마을문고대구시지부 학모봉사단·(주)동양강철 대구·경북 특약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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